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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 (CoC)/Blossom

* Victor X Blossom | 얼음달 PLAY LOG *

* PLAYING 20181215~1216 | PLAY TIME :: 10h

* '얼음달' 시나리오의 스포일러가 존재하니, 해당 시나리오를 플레이할 예정이 있으신 분은 읽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 엔딩에 인용한 시구는 '전경린, 나비'입니다.

* KPC 블라썸 L. 디와이트 / PC 빅토르 D. 애쉬포드







랑뽀 (GM) [ 얼음달 ]

어느새 겨울입니다.
살을 에는 추위와 함께 폭설 소식이 찾아들었습니다.
거리에는 목도리며 모자며 온몸을 꽁꽁 싸맨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TV에서는 일주일 후 크리스마스까지 눈이 꾸준히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흘러나옵니다.
각자의 일로 시끄러운 겨울의 거리를 걷던 빅토르는 지잉 울리는 핸드폰을 들여다봅니다.
블라썸이 아파 크리스마스에 만날 수 없게 되었다는 소식이군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요.
... ... ...
눈코뜰 새 없이 바쁜 하루들이 지나가고, 벌써 크리스마스 이브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따사로운 빛에 눈을 뜬 빅토르는 탁상 위에 놓인 핸드폰이 울리는 것을 알아챕니다.
확인해볼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확인!)
핸드폰을 확인한 빅토르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확인합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있잖아요, 빅토르. 저 죽어가고 있어요... ... ]
뜻을 알 수 없는 문자가 서늘하게 가슴에 저며듭니다.
죽어간다니, 잠시만… … .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에는 블라썸의 장난이 심한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때, 문자가 한 통 더 도착합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그러니까 이 쪽으로 와 주면 안 될까요. 바쁘다면 어쩔 수 없지만... 부탁이에요. ]
죽어가고 있다니.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라도 한 걸까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가 덜컥 내려앉는 가슴이 빅토르의 이성을 뒤흔듭니다. 빅토르, 산치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POW Roll
Value:65/32/13
Rolled:40
Result:Success
성공. 이성 감소 없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갑자기 이런 농담을 할 사람은 아니잖아요. (큰 일은 아니겠지 싶지만. 무슨 일이라도 있나 확인하러 가기로 한다.)
빅토르는 서둘러 집을 나서기로 합니다.
문자로 블라섬의 집 현관문 비밀번호가 도착합니다.
빅토르는 빠른 걸음으로 블라썸의 집으로 향합니다.
블라썸이 일러 둔 비밀번호를 대자 순순히 문이 열립니다.
전부 텅 비어있는 가운데 침실로 보이는 방만 문이 잠겨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신발을 벗고 조심조심 들어간다. 블라썸, 하고 조용히 이름을 부르며 네 방문으로 보이는 문 앞으로 가 가만히 쳐다보다가, 이내 천천히 두드려본다.) 괜찮은 거예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빅토르. (방문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왔네요. 으음... ... 빈말로라도 괜찮다고는 못하겠어요. 상태가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서...
빅토르 D. 애쉬포드: 괜찮아요? (재차 물어보고, 방 문고리를 잡기 전에 귀를 더욱 기울였다. 힘이 없네.) ...많이 안좋나봐요. 열어도 돼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열어도 괜찮아요. 문을 열기가 좀 힘들어서... ... 괜찮다면 열어줄 수 있어요?
빅토르, 근력 어려움 판정.
빅토르 D. 애쉬포드:
STR Roll
Value:45/22/9
Rolled:14
Result:Hard
성공.
방의 문고리가 부서지면서 문이 열립니다.
블라썸의 방에 들어서자, 빅토르는 침대에 무력하게 누워 있는 블라썸의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 눈에 봐도 창백하고, 며칠 먹지 못한 듯 야위어 앓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빅토르, (옅게 웃었다.) 오랜만...~이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네 모습이 보이자마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침대를 짚고 네 안색을 확인한다.) 이게 무슨 일이에요. 언제부터... 왜 이렇게 됐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으음... 6일 전쯤이었나. 외출하고 돌아왔는데... 갑자기 몸상태가 너무 안 좋아져서요. 병원에 가도 알 도리가 없다고 하고... 누워있던 건 꽤 되었던 거 같아요. (목소리가 평소보다 반쯤 가라앉았다. 고개를 당신쪽으로 기울이며 여전히 웃었다.) 괜찮다면... 주방에 가서 스프 좀 가져와줄래요?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어서, ...
빅토르 D. 애쉬포드: 병원에서도 해결을 못한다니... 그냥 이렇게 쉬고만 있으면 나아지려나. 아무리 그래도 뭔가 먹긴 해야겠어요, 상태가 너무 안좋아보여요. (네 말에 가볍게 끄덕이고 주방을 향한다. 냄비에 들어있는 스프를 보고는, 조금 식어있는 것 같아 잠시 데운 뒤 그릇에 곱게 담아 가져온다.) 움직이기 힘들죠?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충분한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하기는 했는데, 쉬어도... 몸이 낫는 기분은 안 들어서. ... 힘들긴 한데... 먹을 수는 있으니까 괜찮아요. (고마워요. 작게 웃으며 그릇을 받아들고는 아주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쉬어도 힘들고, 나가서 움직이면 더 힘들테고... (네가 먹는 모습을 보다 네 뒷머리와 이마를 가볍게 받쳐 침대 헤드에 기대게 하고, 스프 그릇과 숟가락을 제 손에 들었다. 지금 널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말곤 없을까 고민하면서,) 최대한 편하게 있어요. 먹여줄테니까.
블라썸 L. 디와이트: ... 아. 고마워요. (스프가 담긴 그릇을 당신에게 건네주고, 조금은 편해진듯 느리게 웃었다.) 갑자기 이런 일로 연락해서 미안해요. 이브날인데... 바쁘진 않아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스프를 숟가락으로 떠 식히고는 네 입가에 가져다댄다.) 바쁠리가요, 블라썸이랑 보내는 이브가 제일 즐거워요. 물론 지금은 상황이 좋진 않지만요. ..오늘 하루종일 이렇게 있어도 돼요? 걱정돼서 집에 갈 수나 있을까.
블라썸 L. 디와이트: (조심스레 당신이 떠준 수프를 받아 한 모금 마셨다.) ... 그럼요. 같이 있어준다면... 무척 좋을 거 같아요. 좀 더 일찍 말했었어야 했는데, ... ... 괜히 걱정하게 만든 것 같네요. 미안해서 어쩌지...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은 너무 착해서 탈이라니까요. 힘들면 바로 말해도 괜찮은데. (옅게 웃으며 수프를 살살 저었다.) 뭔가 필요하면 꼭 말해요, 전부 구해올게요. 열은 안나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열은 안 나는데, ... 추워요. 좀 많이. ... 병 증상이 이래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불을 덮고 있는데도 춥네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추워요? 그래도 병원에서도 해결을 못한 거라면... 감기랑은 다른 거겠죠? (스프를 다시 한 숟갈 떠 식혔주었다.) 히터를 가져올까..,
뭔가 이유라도 짚이는 건 없어요? 6일 전 외출했을 때 찬 곳에 오래 있었다거나.
블라썸 L. 디와이트: 으음, ... ... (당신의 눈치를 보며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짧은 한숨을 뱉었다.) 히터도 안 돼요. ... 몸이 얼어붙고 있는 거라. 그것도 천천히요. ... ... 볼래요?
이불이 걷히고, 블라썸의 하반신이 드러납니다.
하얀 김이 서릴 만큼 차가운 한기가 올라오는 두 다리와 하반신, … …,
블라썸의 몸이 가슴 아래까지 투명하고 딱딱한 얼음으로 변해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일일까요.
빅토르가 없는 곳에서 블라썸은 이렇게 죽어가고 있었던 걸까.
어떻게 그 많은 걸 혼자 감당하려고 했을까요. 빅토르, 산치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POW Roll
Value:65/32/13
Rolled:63
Result:Success
(...)
성공. 1d2 롤.
빅토르 D. 애쉬포드: 
rolling 1d5
(
3
)
3
rolling 1d2
(
1
)
1
확인. 이성 -1.
빅토르 D. 애쉬포드: (얼음이 된 네 몸을 멍하니 바라본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보는 사람도 공포스러운데 넌 이 상황이 얼마나 무서울까. 떨려오는 손에 들린 그릇과 숟가락을 옆에 내려놓고, 얼어버린 네 다리를 조심스럽게 손끝으로 두드렸다. 충격에 휩싸인 기분에 미간이 절로 일그러졌다.) 블라썸... 이런 일을 여태, 어떻게 버틴 거예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빅토르. (천천히 팔을 뻗어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괜찮아요. ... 곧 괜찮아질 거라고 믿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 괜찮아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 ... 완전히 얼어붙기 전까지는, 빅토르와 함께 있고 싶어요. ... 그래줄 수 있어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네가 제 머리를 쓰다듬는데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다. 위로할 쪽은 나인데. 잠시 멍하니 네 손길을 받다, 팔을 뻗어 네 상체를 둘러안아 제 품에 기대게 하고, 네 머리카락 위에 얼굴을 천천히 부벼댔다. 괜찮을거야, 혼잣말 하듯 속삭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절대로 놓지 않을게요, 계속 여기 있을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갑작스레 안긴 품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익숙하게 당신을 마주안아 도닥였다. 괜찮아질 거에요. 느리게 덧붙이고서.) 그냥, 곁에 있어주는 거면 돼요. 그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의지가 될 테니까요. ...계속 있어주세요. 갑자기 사라지면 안 돼요... ...
빅토르 D. 애쉬포드: 그렇다면 처음부터 같이 있어줄걸. ...내가 더 신경써주지 못한 탓이에요. (미간을 잔뜩 지푸렸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이 지경이 되도록 아무것도 모른 채로 있던 제 자신이 너무 미웠다.) 걱정 말아요, 끝까지 함께 있을 거에요. 푹 자고 일어나도 난 여기 있을 거예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아니에요. 제가 알려주지 못했는걸요. 괜히 걱정하게 만들까봐... (옅게 웃었다. 몇 번 더 당신을 마주 안은 채로 도닥이다가.) 남은 시간을 전부 슬픔으로 보낼 수는 없잖아요? 뭐가 좋을까... 책이라도 읽어줄래요?
방 안에 있는 [책장 1]과 [책장 2], 달려 있는 [책상]을 살필 수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그래요, 마냥 슬퍼만 하고싶진 않네요. (애써 입꼬리를 당겨 웃었다. 여전히 무섭고, 울고만싶은 기분이지만. 마주 토닥이다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책장 1부터 살펴보자,)
최근에 사오거나 빌려온 듯한 책이 책장에 가득히 꽂혀 있습니다.
[ 한 눈에 보는 세계 희귀병 목록 ] , [ 테일러 박사가 말하는 ‘회복에 대하여’ ], [ 희귀병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 ] 등, 병에 연관된 내용의 책이 가득히 꽂혀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혹시 이 책에서 좋은 정보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첫번쨰 책부터 차례대로 본다.)
[ 한 눈에 보는 세계 희귀병 목록 ]
… 세상에는 평생 무균실에서 살아야 하는 병도 존재한다. 밖으로 나오는 순간 세균 및 박테리아와 같은 온갖 유해종에 노출되는데, 이와 맞서 싸울 면역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닌 듯 하다.
[ 테일러 박사가 말하는 ‘회복에 대하여 ‘ ]
우스갯소리같지만, 회복은 반쯤 환자의 의지에서 나오기도 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분명 다수 존재하나, 환자가 회복하고자 하는… 마찬가지로 신경쓸만한 내용은 아닌 듯 하다.
[ 희귀병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 ]
인간들은 대부분 자신과 다른 것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데 익숙하며, 지구가 생긴 이래 인류는 희귀병을 향해 무수히 많은 억측과 혐오를 쏟아내 왔다. … 더 읽어봐야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곳곳에 병명이나 증상을 메모한 메모지도 보이지만, 쓸만한 내용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책 사이에 병원에서 받아온 듯한 약 봉지가 놓여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살펴본다.)
약 봉지 안에는 약 봉투가 들어있습니다. 얼마 먹지 않은 걸 보니 지금 상황에 딱히 도움이 되는 건 아닌 듯 하네요.
빅토르 D. 애쉬포드: (감기약 같은 건가...?)
의료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First Aid Roll
Value:50/25/10
Rolled:68
Result:Fail
실패...
약을 받아온 사람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 이건 무슨 약이에요? (약봉지를 집어들고 네 쪽을 돌아본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그건... 정신적인 안정을 주는 약이라고 하던데, (고개 갸웃...) 증상에 효과는 별로 없어서, 지금 당장은 안 먹어도 괜찮을 거 같아요.
빅토르 D. 애쉬포드: 그래요? 정신적인 안정이라면... 불안해지거나 했을 때 먹기 좋겠네요. 필요해지면 말해줘요. (잃어버리지않게 챙겨둔다.)
(이번앤 책장 2를 살펴보자.)
평소에 KPC가 자주 읽던 책들이 차곡차곡 꽂혀 있습니다.
빅토르, 자료조사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Library Use Roll
Value:80/40/16
Rolled:49
Result:Success
성공.
중간에 [잠들 시간에 읽는 세계명작 동화]가 끼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나긋하게 읽어주기에는 이것보다 더한 책이 없을 것 같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책을 펼치고 한 번 흝어보고는 네 쪽으로 들고온다.) 읽어줄까요? 편하게 쉴 수 있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그래주면 좋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제가 또 연기력 하난 끝내주잖아요. 감질맛 나게 읽어줄게요. (네 침대맡에 앉아 책을 제 무릎위에 놓고 제목을 소리내어 읽었다. 네 얼굴을 한 번 보고는 히죽 웃어보이고, 첫장부터 열심히 읽어나간다.)
빅토르가 책을 펼치면 ‘얼음달’이라는 동화가 가장 먼저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삽화가 가미되어 있는 것을 보아하니 아이용이 아니라 어른용 책인 모양입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네 얼굴을 여러번 살피며 읽어나갔다. 어느새 책의 결말까지 전부 읽고, 더이상 읽을 것이 없자 끝,하고 나지막히 말하며 책을 덮었다.) ...동화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기분이었네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빅토르 책 읽을 때 목소리가 참 좋아요. 그런 책이 집에 있었는지 처음 알았네요...~.
띵동,
책을 다 읽어 가던 그 때, 블라썸의 집에 초인종이 울립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듣기 좋았다면 다행이에요. 몇 권이고 더 읽어줄 수 있어요. (기분좋게 웃고는,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방문 밖을 쳐다본다.) 오기로 한 사람이 있었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아뇨...~? 빅토르 말고 부른 사람은 없는데... (고개 갸웃...) 누가 온 걸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확인하고올까요? 크게 신경 안써도 될지도 모르지만. (너와 문밖을 번갈아보며 묻는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그래줄 수 있어요? 뭔지 궁금해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책을 베개맡에 놓고 침대에서 일어선다. 방문을 나서며 한 번 더 너를 뒤돌아보고, 곧 현광까지 걸어가 문 너머로 묻는다.) 누구세요?
바깥으로부터 인기척은 나지 않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 (문을 살짝 열어 문틈 사이로 바깥을 확인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택배 박스가 한 개 도착해 있습니다.
빅토르, 관찰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pot Hidden Roll
Value:95/47/19
Rolled:76
Result:Success
성공.
택배박스 아랫면에 발신인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 (주) UReport ]
택배 상자는 별다른 특별한 포장이 없어 쉽게 뜯을 수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택배 안의 내용을 보자.)
택배를 뜯자 검고 비싼 윤택이 나는 상자와 엽서 한 개가 놓여 있습니다.
엽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습니다.
지구 외적인 것이라니?
빅토르, 아이디어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INT Roll
Value:90/45/18
Rolled:66
Result:Success
성공.
‘KPC가 걸려 있는 병이 혹시 외계에서 온 병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품을 수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만, 상황이 급박하니 흔들립니다. 빅토르, 산치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AN Roll
Value:64/32/12
Rolled:92
Result:Fail
실패, 1d4.
빅토르 D. 애쉬포드: 
rolling 1d4
(
3
)
3
이성 -3 감소.
빅토르 D. 애쉬포드: (확실히, 살면서 이런 병에 대해서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으니까.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검은색 상자를 열어본다.)
상자는 별다른 장치 없이 매끄럽게 열립니다.
안에는 투명한 재질로 이루어진 은행용 발권기 같은 장치가 들어 있고, 옆에는 사용설명서가 놓여 있습니다.
꼭 유리 상자 같지만, 가운데 덩그러니 버튼이 놓여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사용설명서를 읽어보자...)
이상의 내용을 읽은 빅토르, 비현실적인 내용에 산치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AN Roll
Value:61/30/12
Rolled:8
Result:Extreme
성공. 이성 감소 없음.
빅토르 D. 애쉬포드: ... (사용설명서를 든 채로 멍하니 기기를 쳐다보다,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동화책과는 달라. 블라썸이 날 사랑하지 않게 되더라도 블라썸을 살릴 수 있으니까.
(택배 상자에 기기와 설명서, 엽서 등 내용물을 도로 집어넣고 택배를 방 안으로 가지고온다.) 미안해요, 오래 걸렸죠.
(아맞다 책상도 조사하자!)
인스턴트 식품 봉지가 간간이 눈에 띄는 책상 위에는 커다란 종이 박스가 놓여 있습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박스를 열면 그 안에는 블라썸의 물건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습니다.
블라썸이 모았던 말린 꽃들, 특별히 많이 읽던 책, 유독 많이 만지던 열쇠고리, 블라썸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 … .
설마가 아니라 역시 유품을 정리해둔 박스였던 모양입니다. 빅토르, 산치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AN Roll
Value:61/30/12
Rolled:3
Result:Extreme
성공, 이성 감소 없음.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 (허탈하게 웃었다. 마음의 정리를 다 해놓은 상태였다니. 네가 물건들을 정리해둔 상자 위를 손으로 한 번 쓸었다.) 우리 그랬잖아요. 괜찮아질 거라고.
계속, 믿어줄거예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그럼요. (당신의 손끝을 한 번 바라보다가 천천히 미소지었다.) 언제까지나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맞아요, 괜찮아질 거예요. ...(이 이상으로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무슨 말을 더 해야할까, 오로지 내 욕심만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할텐데. 그저 네가 살기만 하면 내가 행복할거라는 욕심.)
(아까 받아온 택배상자를 들고 다시 침대맡에 앉았다. 네가 이걸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날 뭐라고 여길까. 한참을 머뭇거리다, 택배 상자를 열어 안에 들어있는 엽서와 사용설명서를 네게 건네었다. 함께 들어있던 기기는 택배상자 안에 넣은 채.) 읽어볼래요?
빅토르, 아이디어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INT Roll
Value:90/45/18
Rolled:3
Result:Extreme
성공.
빅토르가 막 도착했었을 때, 블라썸은 방문을 닫고 방 안에 틀어박혀있었습니다.
분명, 혼자 죽으려고 했던 것이겠죠.
그런 블라썸이 이 기기의 사용에 동의할까요?
정말, 이걸 그녀에게 보여줘도 괜찮을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블라썸, (문 밖에 서서 택배상자를 든 채 입술을 꾹 깨물고 서있는다.) 블라썸. 대답해줄래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빅토르가 가져온 거라면요. (잠시 머뭇거리다 문 안쪽에서 답한다.) 그게 뭔데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아까 받아온 택배상자를 들고 다시 침대맡에 앉았다. 네가 이걸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날 뭐라고 여길까. 한참을 머뭇거리다, 택배 상자를 열어 안에 들어있는 엽서와 사용설명서를 네게 건네었다. 함께 들어있던 기기는 택배상자 안에 넣은 채.) 읽어볼래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응. 읽어볼래요. (당신에게서 엽서와 사용설명서를 받아들고는 한참을 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표정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불렀다.) 빅토르, ... ... 이게... 무슨 소리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 미안, 해요. 분명 블라썸이 싫어할 거라는 거, 알고있는데.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 가렸다. 네가 날 어떻게 보든 그걸 마주할 용기가 없다.) 그저 살았으면 좋겠어서.
아무리 끝까지 함께한다고 해도, 블라썸을 어떻게 눈 앞에서 보내겠어요. 겁쟁이라고 불러도 좋아요. 날 싫어해도 좋으니까 살아만 주면 안돼요?
블라썸 L. 디와이트: 나는.... 그렇게 못해요, 빅토르. ... ... 안 돼요... (떨리는 손으로 당신의 팔을 잡았다. 만약에, 같은 건 상상하기도 싫다. 하지만 내가 당신을 사랑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면, 지금 이 감정이 전부... 거짓이었던 것처럼 사라진다면.) 내가 당신을 불렀던 건, 사랑하니까... 좋아하는 사람이랑 마지막까지 있고싶어서였는데, ... ... 내가 빅토르를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그런 건 싫어요. ... 안 하면 안 돼요? 차라리 이렇게... 그냥 이렇게 있게 해주세요. ... ... 제발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그동안, 블라썸이 날 사랑해줬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걸. 그동안 블라썸이 내게 사랑한다고 해줬던 말들로 앞으로도 버틸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정말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게, 당신이 날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되도록 내가 노력할게요. (네가 팔을 잡자 손을 천천히 얼굴에서 떼었다. 터질 것 같은 머리 탓에 안광이 사라져버린 눈빛을, 네가 무서워할까봐 일부러 고개를 아래로 숙인 채로 있는다.) 너무 이기적인가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다시 돌아가지 못하면요? 그 감정이 다시 돌아올 수 없으면요? 빅토르, 나는... ... 내가 다시 당신과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없을까봐 무서워요. 내가 당신 손을 잡고 싶지 않아질까봐, 당신 품을 밀쳐내고 싶어질까봐, 당신 곁에서 떠나가고 싶을까봐... ... 진짜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해요. (참고 있던 눈물이 흐른다. 멈출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닦지 않았다. 이미 잠긴 목소리가 젖어든다.)
... 그냥 당신을 이대로 사랑하게 해주세요. 부탁이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내가 혼자 남으면, 당신이 날 영원히 사랑하고 내가 당신을 영원이 사랑하는 채로 혼자 남으면...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어버리면, 나는... (눈 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다. 차라리 날 밀어내는 너를 보면서 살아가고싶은데. 불규칙적인 호흡을 가쁘게 내쉬었다. 지금도 너는 죽어가는데.) 내가 못버티면, 어떡하죠. 보고싶어서 못버티면...
블라썸 L. 디와이트: 꼭, ... ... 꼭 이렇게 해야만 해요? 결국 어느 쪽도 불행해질 텐데. ... 눈 감기 전까지만이라도 행복하면... ... (당신 손을 슬며시 잡았다. 너무 힘들어서, 웃고 싶은데. 그러질 못해서. 나는 결국 또 당신한테 지는구나. 지금의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 안될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잡은 손을 끌어다 제 이마에 가져다대고 기도하듯이 눈을 감고있는다. 차갑지만 아직 피가 돌아가는 네 손을 잡고있는 것 만으로도 가빴던 숨이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심호흡하다,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가지말았으면 좋겠어요. ...날 두고 가지마요. 살아서. 다시 사랑하면 돼. 우리 둘 다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당신의 뜻이 그렇다면. 잠시 침묵한 채로 당신을 바라봤다. 내가 다시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게 노력할게요, 당신 손의 온기를 느낄 수 있게, 먼저 다가가 안을 수 있게, 당신 곁에서 떠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도록...) ... 알았어요. 대신, 옆에서 도와주세요. ... 다시 사랑하게 될 테니까. (어쩌면 필연적으로. 당신의 손 위로 또 다른 손을 겹쳐 잡았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네 상냥함을 이용해서, 저를 거절하지 못하게 고집 부려서, 제 욕심만을 몰아세워서 살려낸 너는, 나를 다시 사랑해줄 수 있을까. 제 손을 감싼 네 손 위에 제 눈물이 툭, 툭, 하고 떨어져 아래로 흘러내린다.) 응... 고마워요. 블라썸을 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요.
...더이상 막연한 각오가 아니라, 정말로 블라썸이 날 다시 사랑하도록 노력하고 도와줄게요. 그것만을 위해서 살게요. (느리게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본다. 이번엔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다시 서로 사랑하자고, 결의를 다지면서.)
블라썸 L. 디와이트: ... ... 그럼요. (작게 웃었다. 조금 마음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 손을 뻗어 당신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낸다. 난 어차피 질 테니까. 당신의 따뜻한 마음에 녹아내리고 말 테니까. 걱정같은 건 없어도 되겠지, 생각하면서.) ... 고마워요, 빅토르.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고, 또 이런 일까지 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 그래도. (여전히 웃는 얼굴로.)
사랑할게요, 계속.
빅토르 D. 애쉬포드: 나도 사랑해요. ...절대 포기하지않아요, (네 입에서 다시 한 번 사랑한다는 말이 들려올 때까지. 부드럽게 마주 웃고, 네 이마에 짧게 입맞춘 후 상자에 들어있던 기기의 버튼을 눌렀다.)
당신은 기기의 버튼을 눌러 봅니다.
기기의 패널에 무언가 떠오릅니다.
[ 발병자에게서 발권자를 향한 감정의 일부가 사라집니다. 1일 보호 및 치료 발권하시겠습니까? ]
빅토르 D. 애쉬포드: ... 네.
발권을 선택하자 평범하게 무언가 발권되어 나옵니다.
뽑혀나온 종이에는 [ 24h / -10% ] 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빅토르, 관찰력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pot Hidden Roll
Value:95/47/19
Rolled:19
Result:Extreme
성공.
버튼이 있는 면의 뒷면에 온도계를 닮은 무언가가 달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기 자체가 투명한 재질이라 눈금이 쉽게 보입니다.
100까지 눈금이 그어져 있고, 현재 10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어느덧 저녁입니다.
한참을 잠들어 앓던 블라썸은 어쩐지 한층 편해진 얼굴로 빅토르를 부르며 깨어납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빅토르, 뭔가... 조금씩 나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얼음이 약간 내려간 거 같아서... 기분 탓일수도 있겠지만요.
... 혹시, 괜찮다면... 다 나을때까지만 옆에 있어줄 수 있어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정말요? 다행이에요. 이대로 계속 나아지겠죠. (안심한 듯 미소짓고 침대맡에 앉은 채 네 머리 위를 찬찬히 쓸었다.) 그럼요. 계속 있을게요. 뭐 필요하면 말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고마워요, 빅토르. (당신이 있어줘서 다행이에요. 가볍게 덧붙이고는 조그맣게 속삭였다.) 많이 좋아해요.
두 사람은 함께 밤을 보냅니다.
달빛에 비친 블라썸의 창백한 얼굴은 앓는 것처럼도 보이고, 우는 것처럼도 보였습니다.
집 안에는 두 사람분의 숨소리와 시계의 초침소리만이 울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빅토르에게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풍경이 될 테지요.
블라썸은 이렇게 매일 밤 죽어가고 있었던 걸까요,
빅토르가 모르는 곳에서.
밤이 유난히 캄캄한 듯 싶습니다.
오늘따라 무수히 많이 뜬 별과 창문에 부딪혀 오는 바람소리가 빅토르를 쓸쓸하게 합니다.
빅토르의 보살핌에 병으로 간간이 앓던 블라썸도 어느새 잠에 듭니다.
열에 앓는 숨은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이어집니다.
환한 빛에 눈을 뜨면, 다음날 아침은 크리스마스입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빅토르, 빅토르...~ (옆에서 조심스레 당신을 토닥이며 깨웠다.) 아직도 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음... (조금 늦게 잠든 탓인지 눈꺼풀이 천천히 뜨인다. 상체를 일으키자 눈앞에 보이는 네 얼굴에, 무사하구나 싶어 웃으며 인사한다.) 좋은아침이에요, 블라썸.
블라썸 L. 디와이트: 좋은 아침이에요~. 벌써 크리스마스인가봐요. 12시가 되면 축하해주고 싶었는데, 자버려서... 어제 늦게 잤어요? (기분이 좋은 듯 혼자 중얼거리다가, 문득 당신의 안색을 살폈다.) 피곤하면 침대에서 더 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아마도 늦게 잠들었나봐요. 오늘은...좀 어때요? 어제보다 기운 나려나. (네 말에 고개를 저었다.) 조금이라도 더 블라썸이랑 이야기하고 싶으니까 일어날래요. 아,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블라썸 L. 디와이트: 메리 크리스마스... ~! 음... 어제보다 훨씬 나아진 거 같아요. 얼음이 아랫배까지 내려갔거든요. (옅게 웃었다.) ... 빅토르 덕분이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다행이에요. 정말로... (긴장이 살짝 풀리기라도 한 듯 바닥에 주르륵 꿇어앉았다가, 금세 일어나 네 얼굴을 살폈다.) 좋아요, 이대로 쭉쭉 나아졌음 좋겠어요. 배는 안고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딱히 배는 안 고픈데, 빅토르가 배고프다면 아마 냉장고에 요리 재료가 좀 있을 거에요...~. (곰곰 생각하다가) 상태가 괜찮을진 모르겠지만...
빅토르 D. 애쉬포드: 음... 블라썸이 배고파지면 그 때 요리하도록 할게요.
(눈을 깜빡이며 마주보다가,) 있잖아요. ...올해 크리스마스를 블라썸이랑 보내게 돼서 다행이고, 정말 행복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저도요. 이런 모습이라 같이 나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빅토르와 함께할 수 있어서, ... ...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문득 시계를 보자, 어제 기기를 사용한 시각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을 보고는 들릴듯 말듯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해서 점점, 나에 대한 네 감정이 사라지겠지.) 치료 할 시간이네요, 벌써.
블라썸 L. 디와이트: ... 벌써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 ... (네 말을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 쓰지 말라고 하면 싫어하겠죠?
빅토르 D. 애쉬포드: ...시간, 정말 빠르네요. 그치만 난 하루라도 빨리 블라썸이 다시 건강해졌으면 좋겠으니까. (저도 이러고싶지않은데. 기기를 잡은 손이 무겁다.) 이걸로 블라썸이 나아진다면... ...
블라썸 L. 디와이트: ... ... 다시 건강해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역시 당신에 대한 감정을 잃는 게 무서워요. 당신을 바라보다가 짧게 한숨을 쉰다.) ... ... 괜찮아지겠죠.
빅토르 D. 애쉬포드: 미안해요. ...미안하다는 말밖에 못하겠네. (힘없이 웃고는 천천히 손을 움직여 기기의 버튼을 눌렀다. 내일의 너는 날 보며 웃어줄까.)
오늘도 어김없이 기기를 눌렀습니다.
발권기 패널에 익숙한 문구가 떠오릅니다.
[ 발병자에게서 발권자를 향한 감정의 일부가 사라집니다. 1일 보호 및 치료 발권하시겠습니까? ]
빅토르 D. 애쉬포드: ... (발권하자.)
발권을 선택하면 평범하게 무언가 발권되어 나옵니다.
뽑혀나온 종이에는 [ 24h / -20% ] 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기기의 계측기에는 눈금이 30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블라썸은 분명 괜찮아질 겁니다.
당신만 되살아난다면 더 이상 애정받을 수 없게 되는 것 정도는… ….
그러고 보니 오늘은 크리스마스였지요.
블라썸도 깨어 있겠다, 조금 늦었지만 나가서 선물을 사 올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 잠시 쉬고있을래요? 잠깐 밖에 볼일이 생겨서. (기기를 내려놓고 네 머리카락을 쓸어준다.) 금방 갔다올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볼일이요? (고개를 잠시 기울였다.) 응, 다녀오세요. 너무 늦게 오진 말구요...~.
빅토르 D. 애쉬포드: 금방 올게요. (주섬주섬 외투를 챙겨입고 나섰다. 이 눈 내린 거리를 너와 함께 걸을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까.)
빅토르는 불라썸의 선물을 고르기 위해 잠시 집을 나서 백화점으로 향합니다.
백화점은 7층 높이의 크기로, 층수마다 다 다른 종류의 물건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온 김에 장을 같이 봐 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지하 - 식료품 및 일반 생활용품
1층 - 화장품 및 명품관
2층 - 침구 / 가전
3층 - 여성의류
4층 - 남성의류
5층 - 유아 / 아동
6층 - 푸드 코트
7층 - 보석 및 세공류
빅토르 D. 애쉬포드: (지하부터 가본다.)
지하에는 식료품과 일반 생활용품을 팔고 있습니다. 재료를 사가서 요리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에게 해줄 스튜 재료와 다른 식료품을 이것저것 사고는 달달한 디저트도 몇가지 산다. 생활용품 코너에서 따뜻한 핫팩도 고른다.)
(특별히 더 장 볼 건 없으니 1층으로 올라간다.)
1층에는 화장품 및 명품관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색상의 제품들이 보이네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이리저리 둘러보다 블라썸과 어울리는 악세사리를 몇 개 고른다. 반지나 목걸이 등...)
(2층에선 살 게 없으니 3층으로 올라간다!)
3층에는 여성의류가 있습니다. 블라썸에게 잘 어울릴 법한 옷도 몇 벌 보이네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과 만날 때 블라썸이 즐겨입던 스타일의 옷을 찾아 고르고, 곧바로 4층으로 올라가선 맞춰입을만한 제 옷도 골라 산다.) ...데이트, 언제 또 할 수 있을까.
(살만한 건 다 산 것 같은데)
다 샀으면 다시 돌아갈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후다닥 돌아가자!)
빅토르는 블라썸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블라썸은 여전히 침대 위에서 빅토르를 기다리고 있었네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 잠들었을 줄 알았는데 깨어있었네요. (백화점에서 들고 온 쇼핑백을 들어보인다.) 이건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으음, 너무 오래 자서 그런지 잠이 안 와서요... ...~ 선물이요? (고개를 갸울이다가 이내 옅게 웃었다.) 고마워요. 나는 아무것도 못 줘서 어떡하지... ...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이랑 있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니까 괜찮아요. 좋아할지 모르겠는데... (식재료와 제가 입을 옷은 따로 꺼내두고, 예쁘게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포장된 선물을 꺼내 네 게 건넨다.) 다시 한번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블라썸 L. 디와이트: (당신에게 포장된 선물을 받아들고는 한번 품에 안았다.) ... 고마워요.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아요. ... ... 열어봐도 되나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앞으로도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만 보내게 될 거예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뜯기 어려우면 말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고는 안을 들여다보았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당신 쪽을 보고서는 가볍게 웃었다.) 고마워요. ... ... 정말로요. 좀 더 상태가 괜찮아지면... 한번 착용해볼게요. 금방 나을 수 있겠죠?
빅토르 D. 애쉬포드: 마음에 들어요? ..응, 어서 나을거예요. (무언가 생각하더니,) 아, 케이크도 사올걸... 일단 식사라도 할래요? 장 봐왔으니까 이제 요리할 수 있는데.
블라썸 L. 디와이트: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부탁해도 괜찮을까요...~? 빅토르도 배고플텐데. 다음에 나으면 꼭 제가 요리해줄게요... ...~.
빅토르 D. 애쉬포드: 후후, 그래요. 뭐 먹고싶은 거 있어요? (아까 샀던 식재료들을 뒤적거린다.) 고기도 야채도... 이것저것 많이 사왔는데.
블라썸 L. 디와이트: 으음... 딱히 콕 집어서 먹고 싶은 건 없는데. (고민하듯 짧게 앓다가.) 빅토르는요?
빅토르 D. 애쉬포드: 그래요? 난 뭐든 괜찮아서요. 그럼... 아직은 추울테니까 따뜻한 스튜라도 만들까요. 고기랑 야채랑 이런저런 향신료로 조금 고급스럽게.
블라썸 L. 디와이트: 빅토르가 해주는 거면... 다 괜찮아요. (아까처럼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할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식재료들을 바리바리 들고 가 지금 필요없는 건 냉장고에 잘 넣어두고, 나머지는 주방으로 가 요리하기 시작한다.) (요리과정은 적당히 스킵하자!)
빅토르는 요리를 잘 할 수 있을까요? 예술/공예 판정.
빅토르 D. 애쉬포드: (둘 다 없으니 손놀림을 굴리겠다...)
Sleight of Hand Roll
Value:10/5/2
Rolled:24
Result:Fail
(ㅋ)
실패......
근접전 (도검) 판정 해보자
빅토르 D. 애쉬포드: (ㅋㅋㅋ)
Fightning(Brawl) Roll
Value:25/12/5
Rolled:54
Result:Fail
실패.
빅도르는 요리와의 싸움에서 져버렸당.
빅토르 D. 애쉬포드: (하아 ,, )
하지만 블라썸이 맛있게 먹어준다면 괜찮지 않을까?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한테 이걸 먹여도 되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아니야 현대배경이니까 인터넷을 보고 다시 만든다)
(행운 판정 굴리게 해달라)
ㅋㅋ 행운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Luck Roll
Value:70/35/14
Rolled:93
Result:Fail
ㅋㅋ
빅토르 D. 애쉬포드: (야)
그냥 먹이자
빅토르 D. 애쉬포드: ...............................................................
(처참한.. 스튜를 들고 ,,, 블라썸의 방으로....) 블라썸,.. 그냥 제가 밖에서 케이크랑 빵을 더 사올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어... 음... 아니요! 빅토르가 해준 요리가 더 맛있을 것 같은데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완전 실패했어요. 미안해요... 이 완벽주의인 내가, ...
다음엔 꼭 요리 실력을 숙달시킬게요. (이상한 향이 솔솔 나는 스튜를 한숟갈 떴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이제 몸 괜찮으니까 제가 먹어도 되는데... (스튜를 한숟갈 마셨다.)
블라썸, 관찰력 체크.
블라썸 L. 디와이트:
Spot Hidden Roll
Value:75/37/15
Rolled:76
Result:Fail
클났네
빅토르 D. 애쉬포드: (,,,)
블라썸 L. 디와이트: (스튜 우물우물....) 빅토르... 맛있어요....! 와!
빅토르 D. 애쉬포드: ..너무 무리해서 먹지 말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정말로 밖에 나가서 사올게요. (고개 숙이고있음...)
블라썸 L. 디와이트: 괜찮아요... 정말 맛있는 걸요...~! 빅토르가 해준 요리니까, 음... 괜찮아요. (열심히 스튜먹기)
빅토르 D. 애쉬포드: (안타까운 눈으로 묵묵히 바라보다... 혹시라도 체할까 걱정돼 물도 한 컵 떠온다.) 이거 먹고 더 아프면 어떡하죠?
블라썸 L. 디와이트: 설마요... 진짜 맛있는 걸요. (물도 열심히 마신다...) 빅토르도 한 입 먹어볼래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 (양심적으로 블라썸만 먹일 순 없다!) 그래요. 한 입 먹어볼게요. ...
(먹음)
빅토르, 관찰력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pot Hidden Roll
Value:95/47/19
Rolled:74
Result:Success
성공.
아... 쫌 다시 먹어보니까 괜찮네ㅋ 싶은 마음이 듭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그 요리에 그 요리사)
음... 음... 다음에는 꼭... 최고의 맛으로 선사하죠. 블라썸이 쉬는동안 열심히 요리 공부하고있을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지금도 맛있는 걸요....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대할게요...~!
점심이 훌쩍 지났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습니다.
소중한 블라썸과 함께니까요.
블라썸은 어쩐지 어색한 얼굴로 빅토르를 쳐다보지만, 이내 그런 기색은 지우고 웃어 버리고 맙니다.
식사를 끝내자 얼핏 TV가 눈에 들어옵니다.
별 생각 없이 켜진 TV에서는 마침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를 상영 중입니다.
흘러나오는 걸 보아하니 작년에 흥행했던 영화 같습니다.
간식을 들고 와서 블라썸과 함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블라썸과 함께 거실에 나오기 위해서는 블라썸의 거동이 아직 불편한 탓에 들어 나를 것을 찾아야 합니다.
빅토르, 행운 판정.
빅토르 D. 애쉬포드:
Luck Roll
Value:70/35/14
Rolled:58
Result:Success
성공.
서재에 놓여있던 괜찮은 회전의자를 하나 찾아냅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 기껏 크리스마스인데 거실에서 영화라도 볼래요? 아까 나가서 디저트를 몇 개 사왔는데, 그것도 먹으면서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으음, 그럴까요? 빅토르만 괜찮다면 저는 좋아요. 계속 방 안에 있었더니 심심하기도 했구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움직이기 불편할테니까 잠시만... (조심스레 너를 침대에서 안아들어서 서재에 있는 회전의자로 옮겼다. 앉기 편하게 자세를 고쳐주곤 의자를 거실까지 돌돌 끌고간다.) 괜찮아요? 금방 소파로 옮겨줄게요,
(거실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조심조심 안아들어서 소파 위에 사뿐히 앉혀준다. 그리고 저는 냉장고에 넣어놨던 디저트를 꺼내와 네 옆에 나란히 앉았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소파에 앉아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소파 시트를 만지작거리다가 옆에 놓인 디저트에 시선을 고정했다.) 아까 사온 거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며칠째 침대에서 못나갔을테니까요. 답답했을텐데. (디저트를 하나 집어 네 앞에 내민다.) 네, 다양하게 사왔어요. 이것 말고도 냉장고에 더 있으니까 먹고싶을 때 말해요. 꺼내줄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고마워요. 계속 고생시키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당신이 내민 디저트를 두 손으로 받아들었다.) 잘 먹을게요. 영화는 무슨 영화에요...~? (힐끔)
빅토르 D. 애쉬포드: 부담 가지지 말아요. 난 괜찮아요. (저도 디저트를 한 입 냠 먹고 티비를 힐끔 본다.) 작년에 흥행했던 영화인데, 크리스마스 특선이니까 아무래도 감동적인 거겠죠?
TV에서 흘러나오는 영화는 아직 초반부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잠시 이별한 연인, 그리고 서로를 만나기 위해 애타게 노력하고...
중간에 다행스럽게도 잠깐 만났으나, 다시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조금 눈물이 고일 정도입니다.
오늘 조금 일찍 일어난 탓일까요, 벌써 졸음이 몰려옵니다.
조금은 자둬도, 괜찮겠죠...
... ... ... ...
얼마나 잠들었던 걸까요.
빅토르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자,
어느 새 회전 의자와 블라썸이 사라져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두리번거리다 블라썸이 사라졌음을 깨닫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블...라썸?
거실에는 없는 것 같은데요, 혹시 다른 곳에 있을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블라썸? (다시 불러보며 집 안을 돌아다닌다. 블라썸의 방문을 열어보자.)
방문을 열어보자,
블라썸은 어떻게든 자신의 방까지 회전 의자를 옮겨 의자 위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도움을 청했으면 도와주었을 텐데, 왜 혼자 여기까지… … .
빅토르, 아이디어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INT Roll
Value:90/45/18
Rolled:24
Result:Hard
성공.
혹시, 블라썸이 자신에게 부탁하는 게 불편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 (의자 위에서 불편하게 잠든 블라썸을 말없이 보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고 침대 위로 눕혀준다. 이불을 덮어주며 잠든 얼굴을 바라보다, 어쩐지 씁쓸한 기분으로 침대 옆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앉는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블라썸은 조금 당황스러워보이는 얼굴로 일어납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 아, 빅토르. (... 천천히 웃었다.) 고마워요. 빅토르가 피곤해보여서 못 깨웠는데...
빅토르 D. 애쉬포드: 으응, 아니에요. 깨워줘도 괜찮은데. (옅게 웃으며 손사레 쳤다.) 불편했을텐데... 다음부턴 말해줘요. 마저 잘래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아니에요, 자고 일어났더니 좀 괜찮아진 것 같아서... (어색하게 제 손 끝을 매만졌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고개를 들었고.) 빅토르, 괜찮다면... 펜과 종이 좀 갖다줄 수 있어요?
빅토르 D. 애쉬포드: 펜이랑 종이요? 잠시만 기다려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의 책상에 있는 메모지와 펜을 골라 가져온다.) 이건 왜요?
블라썸 L. 디와이트: 고마워요. (펜을 받아들고는 메모지에 무언가를 계속해서 적어내려가기 시작한다.) 음, 유서요. 혹시라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유품 정리는 했었지만 유서까진 못 써뒀거든요. ... 써둬야 할 것 같아서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또 다시 눈 앞이 캄캄해지고, 머리가 거꾸로 돌아가는 느낌. 저는 분명 평소대로 돌아가 행복한 일상을 보낼 준비를 하고있었는데, 넌 죽음에 대한 생각을 놓지 못하고있었구나.)
(차마 말리지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 네가 글을 쓰는 걸 바라본다. 제 눈 앞에서 소중한 사람이 유서를 쓰는 걸 보게 될 줄은 몰랐지.) ...알았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만약에, 아주 만약에요. (계속 말없이 글을 써내려가다가 거의 다 쓴 듯 펜을 멈췄다.) 정말로, 기적이 일어나서 이 병이 다 낫게 되고, 당신이랑 같이 새해를 맞이할 수 있게 된다면... ... 같이 유서를 찢어버릴게요. ... ... 그럴 수 있으면... 이지만.
빅토르 D. 애쉬포드: ...그렇, 그렇겠죠. (표정 관리가 되지않는다. 더이상 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넌 반드시 살테니까. 당연히 살테니까, 기적이라고 부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도 내 오만이었다면.)
...계속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괜찮을 거예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그렇겠죠. 그러면 좋겠어요... (힘없이 웃었다. 펜의 뚜껑을 닫고 메모지와 함께 침대 옆 서랍장 위에 내려놓았다.) ... 기다리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까... ... 이게 정말 괜찮아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은, ...나랑 믿기로 했어요.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고. (네 손등 위를 가만히 덮어쥐었다.) 블라썸은 서서히 잊어가겠지만, 잊어버리지않게 내가 계속 옆에서 말할게요. 블라썸은 괜찮아질 거라고.
블라썸 L. 디와이트: ... ... 응, 고마워요. (제 손등 위에 덮인 네 손을 가만 내려다보았다. 무감한 표정으로.) ... 조금 졸린 거 같아요, 빅토르도 잘래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네 무심해보이는 표정을 오래 보고있을 수 없어서 시선을 너와 겹쳐잡은 손 위로 두었다. 네 물음에 고갤르 끄덕이고,) 그래요, 이제 슬슬 자도록 해요.
파리한 달빛이 창문을 넘어 블라썸을 비추고 있습니다.
잠들기 전, 블라썸의 목소리가 날아듭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잘 자요, 빅토르. ... 정말 좋아해요.
메마른 바람이 창문을 스쳐 갑니다.
밤이 깊고, 다시 하루가 갑니다.
... ... ... ...
아침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26일, 벌써 크리스마스가 아쉽게 가버렸네요.
블라썸은 아직 자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시간은 어제 발권한 시각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 (자고있는 네 모습을 보다, 먼저 일어나 기기를 꺼내들었다. 깨워야할까 말아야할까 고민하며 멍하니 있다보니 시간이 점점 흐르고, 버튼을 누르려다 말고 너를 조심스럽게 깨웠다.) 블라썸,
블라썸 L. 디와이트: ... ... 빅토르. (눈을 감은 채로 눈가를 비비다가 당신을 보고는 평소처럼 눈을 떴다.) 좋은 아침이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좋은 아침이에요. (평소 그랬듯이 웃으며 인사했다. 네 얼굴색을 살피며,) 오늘은 좀 어때요? 어제보다 나아진 것 같아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어제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이불을 들춰 제 상태를 살폈다.) 아주 괜찮아진 건 아니지만... 움직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 덕분이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확실히 점점 나아지고 있나봐요. (한층 더 밝아진 기색으로 웃었다.) 블라썸에게도 고마워요. 그냥...모든 게.
곧 있으면 걸을 수도 있겠네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뭘요. 한 것도 없는데... (어색하게 웃다가 제 몸을 한 번 더 내려다보았다.) 걷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으음... 완전히 나은 건 아니라 아주 느릴 것 같지만...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이 날 처음 집에 불러줬을 때를 생각하면... 정말, 관념적 표현이 아니라 말그대로 죽어가고 있었는걸요.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나아진 거니까...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완전히 나을 거예요.
마침 치료할 시간이 다 돼가는데, 오늘도 치료...받아줄거죠? (손에 들린 기기를 흘끗, 내려다본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 그럼요.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앞으로 조금만 있으면 다 나을 것 같으니까... ... 미안하지만 부탁할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미안하긴요. 다시 평소처럼 잘 지낼 블라썸을 생각하면 하루가 빨리 갔으면 좋겠는데, (네 옆에 앉아 기기의 버튼을 눌렀다.)
이제는 기기를 누르는 것을 잊어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블라썸의 병이 나아가는 것을 어제 눈으로 보았잖아요.
빅토르가 기기의 버튼을 누르면, 투명한 발권기 패널에 익숙한 문구가 떠오릅니다.
[ 발병자에게서 발권자를 향한 감정의 일부가 사라집니다. 1일 보호 및 치료 발권하시겠습니까? ]
빅토르 D. 애쉬포드: (당연히 발권한다.)
발권을 선택하면 평범하게 무언가 발권되어 나옵니다.
뽑혀나온 종이에는 [ 24h / -30% ] 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기기의 계측기에는 눈금이 60까지 차올라있습니다.
아침에 본 블라썸의 안색은 처음 보았을 때보다 몹시 괜찮아졌습니다.
아무래도 병이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블라썸이 괜찮아진다면, 애정받지 못하는 것 정도는 괜찮아요.
고개를 들자, 블라썸은 어느새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적어내려가고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네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 잘 된 일이다. 그리 스스로 생각하며 기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네 쪽으로 다가가,) 뭐해요, 블라썸?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그냥요. 버킷리스트 비슷한 거 쓰고 있어요. 거의 다 나았으니까. (대충 대답하고서는 여전히 펜을 멈추지 않고 적어내려갔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버킷리스트, 좋은 생각이네요. (앞으로는 어렵겠지만, 한참 뒤로 미루어도 좋겠지. 네 등 뒤에서 물었다.) 같이 봐도 돼요? 나도 블라썸이랑 같이 하고싶은 일이 많은데.
블라썸 L. 디와이트: ... 아니요. (단호하게 대답하고는 제가 쓰고 있던 것을 두 손으로 가려 감췄다. 행동하고 나서야 아차 싶어 시선을 도르르 굴리다가,) ... 빅토르에게 보여주기엔 너무 부끄러운 내용이라서요. 나중에... 다른 데에다 같이 써요.
빅토르, 아이디어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INT Roll
Value:90/45/18
Rolled:57
Result:Success
성공.
이것이 바로, 기기의 사용설명서에서 이야기한 '대가'임을 깨닫습니다.
지금의 블라썸은, 명백하게 빅토르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빅토르, 산치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AN Roll
Value:61/30/12
Rolled:33
Result:Success
성공. 이성 감소 없음.
블라썸 L. 디와이트: ...아, 점심이라도 먹을래요? 이제 저도 움직일 수 있으니까... 제가 요리해줄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조금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대가, 혹은 이보다 더한 대가를 각오하고 널 살리기로 한거니까. 마음을 굳게 먹기로 했다.)
(조금 어색하게, 활짝 웃어보였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데. 오랜만에 블라썸이 요리해준다니 기대돼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아니에요. 지금까지 빅토르한테만 시켜서 미안하기도 했고, ... ...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좋아하는 거라던가...
빅토르 D. 애쉬포드: 뭐든 해주고싶은걸요. (네 물음에 짧게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전 뭐든 좋으니까 블라썸이 편한 걸로 해줘요. 불편하면 꼭 말해요, 옆에서 거들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좋아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혼자 할 수 있으니까... 괜찮다면 간단하게 파스타라도 해올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말을 끝마치자마자 책상에서 일어나 천천히 주방쪽으로 향했다.)
빅토르, 관찰력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pot Hidden Roll
Value:95/47/19
Rolled:38
Result:Hard
성공.
블라썸은 빅토르에게 요리를 부탁하기에는 미안하기도 하고, 은근히 껄끄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순전히 미안함과 의무감만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잠시 시간이 지나자, 곧 완성된 파스타 접시 두 그릇과 포크 두 개씩을 한 쟁반 안에 담아 들고왔다.) 여기요...~! 오래 기다렸어요?
빅토르 D. 애쉬포드: (고개를 절레절레. 요리하기 번거로웠을텐데, 저 또한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전혀요, 그리고 엄청 맛있어보여요.
다음엔 나도 열심히 맛있게 요리할게요, 블라썸은 완전히 나을 때까진 쉬어요.
(네가 불편하지 않게 네 손에 들린 접시를 받아들어 제가 테이블 위에 세팅했다. 의자를 뒤로 빼 너를 앉히고는) 이제 같이 먹을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으응, 아니에요. 그래도 빅토르가 손님인데 계속 요리시켰던 게 좀 걸려서... 같이 먹어요. (의자에 앉은 채로 먼저 포크에 면을 돌돌 감아 한 입 삼켰다. 이내 당신을 한 번 바라보고.) 좀 어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손님이라기엔 그렇게 먼 사이도 아니잖아요. (작게 소리내어 웃고는 저도 포크로 파스타를 말아 한입 먹는다.)
역시 나랑은 다르게 블라썸은 요리를 잘해요. 맛있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다행이다... (안심한듯 아주 옅게, 웃었다.) 빅토르 요리도 맛있었는 걸요. 스튜 괜찮았어요. (이어서 다시 한 입.)
빅토르 D. 애쉬포드: 그래요...? 음, 그래도 다음번엔 정말로 더 노력할 거예요. (쑥쓰러운 웃음을 짓고 저도 한 입 더 먹는다. 우물우물 맛있게 먹고 잠시 너를 힐끗 쳐다본다.) 블라썸, ...
블라썸 L. 디와이트: ... ...~? 왜 불러요? (포크를 접시 바닥에 찍어 면을 두르다 문득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봤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이 다 나으면, 이제 난 집에 가겠죠. 계속 여기에 있으면 눌러앉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파스타 면이 말린 포크를 돌돌 돌리며 말을 이었다. 조금 불안함이 섞인 투로,) 하지만 계속, 전처럼 만나줄 거죠?
블라썸 L. 디와이트: ... 그럼요. 당연하죠. (적당한 말투. 표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은 없었다.) 계속 고생해줬는걸요. 원한다면 언제든 찾아와도 좋아요. 여기 계속 있을테니까.
빅토르 D. 애쉬포드: ...그래요. 고마워요. (계속 고생해줬으니까, 라는 말에 네가 부담감을 지고있다는 것에 확신했다. 그리고 또다시 의구심. 너는 날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멍한 기분으로, 어느새 파스타를 전부 먹어치우자 식기를 정리했다.) 잘 먹었어요, 블라썸. 설거지는 내가 할테니까 쉬고있을래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괜찮아요. 제가 정리할 수 있어요. 빅토르는 가만히 쉬고 있어요. 오래 안 걸리니까... (식기를 받아들고는 주방쪽으로 다시 걸어갔다. 여전히 어색한 느낌을 감추지 못한 채로.)
블라썸은 설거지를 하러 가고, 빅토르는 그대로 방 안에 남겨집니다.
창 밖을 보니, 여전히 눈이 내리지만 날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블라썸과 산책을 가면 좋을 것 같은데요.
블라썸은 설거지를 다 끝낸 듯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 오랜만에 밖에 나가지 않을래요? 계속 집에만 있었으니 답답할 것 아니에요. (너와 뭐라도 하지않으면, 정말 아무런 관계도 아닌 것 같아질까봐. 당장이라도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싶을 만큼 착잡하지만, 그 기분을 감추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기분으로 묻는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그럴까요? (문득 밖을 바라봤다. 날이 괜찮아진 것 같아서. 나가기 좋은 날이네요. 가볍게 덧붙이고는 방 안을 둘러보며 겉옷을 챙겼다.) 가요. 오늘같은 날이 자주 오는 것도 아닌데.
빅토르 D. 애쉬포드: ..좋아요. 같이 산책 나갔다 와요. (다행이다. 한숨을 쉴 뻔한 걸 참고 저도 겉옷을 챙겨입었다.) 그러고보니 백화점에서 어제 핫팩 사놨었는데, 그거 들고 따뜻하게 가는 게 좋겠죠?
(어제 사두었던 핫팩을 꺼내와 한 개는 네 손에, 한 개는 제 손에 쥐었다.) 이제 나가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제 손에 들린 핫팩을 내려다보다가 슬쩍 주머니 안으로 넣었다. 어쩐지 미안한 표정으로 당신을 한 번 올려다보고.) ... 응. 가요.
빅토르와 블라썸은 하얀 눈이 내리는 길을 걷습니다.
하얀 눈이 뽀득거리며 신발 안으로 차가운 감각을 선사합니다.
말없이 걷고 있자니 블라썸과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분입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작년에도 이렇게 걸었던가요? (뽀득뽀득, 네 발걸음에 속도를 맞춰 걷는다. 마음같아선 손도 잡거나 팔짱을 끼거나 하고싶지만, 괜히 더 부담스럽게 하고싶지 않아서 묵묵히 나란히 걸었다.) 오랜만에 밖에 나온 기분은 어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그랬던 거 같아요. 그땐 좀 더 눈이 많이 왔던 거 같지만... (계속 걸으면서 눈이 오는 풍경을 봤다.) 밖에 나오니까 그래도 좀 트인 기분이에요. 집에 계속 있었더니 답답했는데... 고마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나도 블라썸이랑 이렇게 밖으로 나오고싶었으니 잘됐어요. 블라썸이 좋다고 하니 다행이고... (저도 함께 눈 내리는 풍경을 보다가 네 얼굴을 한 번씩 돌아보며 걸었다.) 다음엔 어디 놀러가도 좋겠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어디로 갈까요? 생각해둔 곳 있어요? (제 발에 뽀득뽀득 밟히는 눈을 한 번 내려다보며 물었다.) 저는 어디든 괜찮아요.
빅토르 D. 애쉬포드: 공원도 좋고, 영화관이나 쇼핑몰같은 평범한 데이트코스도 좋죠. 아니면 오늘은 이대로 산책만 하는 것도 좋아요. 어떻게 하고싶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짧게 고민하다가 답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멀리까지 가는 건 무리일 것 같아서... ... 괜찮다면 다음 기회에 가요. 다 낫게 된다면... ... 정말로요.
빅토르 D. 애쉬포드: 하긴, 아직 완전히 나은 것도 아니고.. 오래 걷는 것도 불편하겠죠.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이렇게 같이 나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내일쯤이면 완전히 나으려나?
블라썸 L. 디와이트: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 내일도 그 기기를 사용하게 된다면, ... ... 그렇겠죠. (주머니에 넣고 있던 손을 꺼내 제 머리를 쓸면서 붙어있던 눈을 털었다. 이내 어색하게 주제를 돌렸고.) 춥진 않아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머지않았네요. (앞으로 할 일이 많다. 예전의 너와 나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이런저런 일을 하겠지. 이걸로 된거야, 스스로 그리 타이르며 조금은 멍하니 눈이 쌓인 바닥을 내려다보며 걸었다.) 핫팩 덕에 괜찮은 것 같아요. 블라썸은요? 슬슬 들어가는 게 좋으려나.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 그럴까요. 해도 거의 다 졌으니까... 조금 있으면 더 추워질 것 같아서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돌아갈까요. 당신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표정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얼굴은 이미 겉옷 안쪽으로 숨어 반쯤 가린 상태였다.)
빅토르 D. 애쉬포드: 그래요, 슬슬 가요. (네 쪽을 돌아보았지만 얼굴이 보이지않았다. 의도적으로 안보여주는건지, 그저 하늘이 어두워서 잘 안보이는건지. 조금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네 집을 향했다.)
돌아가면서도 여전히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대화는 깊게 이어지지 않고 금세 끊겨버리고 맙니다.
좀처럼 블라썸은 대화에 흥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 이야기, 날씨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 어느 식당 이야기… …
주제가 이어지지 않고 겉도는 기분입니다.
대화의 마무리는 결국 블라썸의 감사 인사입니다.
아픈 나를 위해 이렇게 달려와 주어서, 위해 주고 보살펴 주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는 블라썸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 서려 있습니다.
두 사람은 눈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 빅토르.
빅토르 D. 애쉬포드: ..응?블라썸.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 그동안 폐를 너무 많이 끼친 거 같아서요, 빅토르도 바쁠텐데 너무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해요. ... ... 이제 몸도 조금 괜찮아진 것 같으니까, 내일 아침까지만 있어주고 돌아가도 괜찮아요. 이대로면 금방 나을 것 같고... 나중에 괜찮다면 사례할게요.
그렇게 말하는 블라썸은 빅토르의 눈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역시 당신이, 조금. 불편한 모양입니다.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각오했잖아요.
모든 게 얼어가는 계절이라, 블라썸의 마음도 함께 얼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식어가는 누군가의 속도 모르고 눈송이는 거리 위로 송이송이 쌓이기만 합니다.
거리의 사람들은 각자의 일로 즐거워 보입니다.
이제 곧 신년이겠지요.
그러나 빅토르는 블라썸과 함께 신년을 맞이할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예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블라썸만 얼어죽지 않는다면, 좋아해주지 않는 것 정도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
돌이킬 수 없게 되어도 괜찮나요?
빅토르, 산치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AN Roll
Value:61/30/12
Rolled:92
Result:Fail
실패, 1d2.
빅토르 D. 애쉬포드: 
rolling 1d2
(
2
)
2
이성 -2.
빅토르 D. 애쉬포드: ... 아. (원래 네가 나으면, 돌아가기로 했는데. 네가 날 여전히 사랑했더라도 내일 아침이면 떠나는 게 맞았을텐데. 하지만 지금 네가 나보고 돌아가라는 건 날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미소인지, 일그러진 얼굴인지 모를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파.) ...그래요. 푹 쉬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는 거예요. 그럼 내일 아침에 갈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그럼요. 무슨 일이 있을까 싶지만... ...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 마주보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아서.) ... 내일이면 다 낫겠죠. 만약 다 낫게 된다면... 같이 유서를 찢어요. ... ... 같이 새해를 맞을 수 있게 되어서 기뻐요. (표정은 여전히, 무감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 ...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너무나도 괴롭도 불안해서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 네가 살아서 다행이고 너를 살린 걸 절대 후회하지 않지만, 분명 이대로는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기뻐요? 정말?
블라썸 L. 디와이트: ... ... 정말로요. (시선은 마주치지 못했지만. 당신 쪽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어떻게 당신을 사랑할까. 어떻게 해야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때 우리가 나눴던 대화가, 감정이, 전부 거짓이었던 것처럼 식었는데. 지금 당신에게 남은 감정이 바닥을 드러내고, 더 이상 당신을 향한 목소리에 애정이 담겨있지 않은데.) ... 무슨 대답이 듣고 싶어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나를 여전히 사, (말을 잇다 말고 제 입을 틀어막았다. 제가 얼마나 바보같은 짓을 하고있는지 드디어 깨달았다. 나를 밀쳐내는 너라도 볼 수만 있다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결국 제가 가장 원했던 건 뭐였을까, 언제나 변함없이 저를 사랑해주는 블라썸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걸까. 당장 제 발 밑의 땅이 꺼질 것 같아서, 다시는 기어올라오지 못할 절망 속으로 빠질 것만 같아서 역시나 눈을 피했다.) ...아니, ...아니에요. 없던 이야기로 해요.
(제 자신이 미쳐버린 것 같았다. 스스로의 욕심에 가득 취해서 상대를 휘둘러대기만 하고, 제 뜻대로 되지않으면 돌이킬 수도 없는 과거를 탓하느라 제가 그토록 간절히 각오했던 걸 산산조각 내어버리고. 새까맣게 타버린 머릿속을 정리하지도 않은 채 옅은 웃음을 흘리고 막무가내로 말을 내뱉었다.) 집에 가요. 날이 저물었잖아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는지 아니까. 알고 있으니까 말하지 않았다. 당신이 만족하는 답을 줄 수 없어서. 원하는 말은 해줄 수 있지만 마음까지 줄 수는 없어서. 차라리 크리스마스가 되는 자정에 죽을 걸. 알고 있으면서 답을 주지 못하고, 어색해진 상태로 제자리 걸음만 할 거라면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제야 후회해도 절대 그때로는 돌아갈 수 없다. 나는 지금에 와서야 확신한다. 당신과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없다고. 우리는 이제 그때의 우리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무엇도 이룰 수 없는 길에 남은 건 이별 뿐이니까. 짧은 한숨을 토했다. 마음이 복잡해진다.) ... 오늘 산책도 다녀오고... 피곤할텐데 자요. ... 당신 말대로 늦었으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밝은 달빛이 내립니다.
주위의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블라썸만 변해 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잠들기 전, 블라썸은 빅토르에게 느리게 속삭입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잘 자요, 빅토르. ... 정말, ... 고마워요.
잠이 들기 전 흘긋 본 블라썸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해 보입니다.
하반신을 뒤덮었던 얼음은 어느새 종아리 아래로 내려가 있습니다.
내일만 견디면, 블라썸은 정말로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들기 전 빅토르는 며칠째 내리는 눈송이가 창틀에 소복이 내려앉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창문이 무언가 이상합니다.
빅토르, 관찰력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pot Hidden Roll
Value:95/47/19
Rolled:37
Result:Hard
성공.
창문에 영상처럼 희미한 그림이 떠올라 있음을 알아챕니다.
확인해볼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확인해보자.)
그것은 하늘에 뜬 달을 향해 손을 뻗은 채 달려가는 사람의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을 쫓아가는 사람을 자세히 보면… …
그것은 빅토르 자신입니다.
빅토르, 산치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AN Roll
Value:59/29/11
Rolled:81
Result:Fail
실패. 이성 -1.
달그림자에 헛 것이라도 본 것처럼, 이미지는 금세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그림이 사라진 창문에는 블라썸의 잠든 얼굴만이 아스라이 비치고 있습니다.
날 선 바람소리가 들려옵니다.
밤이 깊고, 하루는 야속하게 지나갑니다.
... ... ...
눈을 뜨면, 벌써 27일입니다.
오늘이 블라썸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겠네요.
블라썸은 여전히 잠에 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기기가 여전히 빅토르의 앞에 놓여 있습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누를 수밖에 없지만, 누르면 너는 이제 나를 얼마나 싫어할까. 분명 첫째날엔 망설임 없이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이젠 그 무엇보다 망설이게 된 동작. 기기를 들고 어제와 같이 멍하니 서있다, 잠든 너를 깨우지않고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다 찬찬히 손을 뻗어 너를 깨운다.) 블라썸, ...
블라썸 L. 디와이트: ... ... 빅토르... (여느 때와 같이 눈을 비비면서 일어났다.) 잘... ... 잤어요?
빅토르 D. 애쉬포드: 그럼요. 블라썸은요? (그닥 편한 잠자리는 아니었기에 힘없이 대답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저도 잘 잤어요. 졸리면 더 자도 괜찮은데... ...~. (고개를 기울였다.)
빅토르 D. 애쉬포드: 괜찮아요, 딱히 잠이 오진 않아서. 그리고, (시계를 흘끗.) 알잖아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벌써 시간이에요? (그럴 때가 됐나. 같이 시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 어떻게 할 거에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어떻게 하긴요, 블라썸을 완전히 낫게 하고... 유서도 찢어야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에요. 무사해서.
블라썸 L. 디와이트: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 ... 고마웠어요, 그 동안... 그리고 지금도. 고마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고맙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는데요. (작게 웃으며 기기를 들고 네 옆에 앉았다.) 누를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눌러요. (옆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어차피 해야만 할 일이다. 긴 망설임 없이 버튼을 꾸욱 눌렀다.)
빅토르가 기기의 버튼을 누르면, 투명한 발권기 패널에 익숙한 문구가 떠오릅니다.
[ 발병자에게서 발권자를 향한 감정의 일부가 사라집니다. 1일 보호 및 치료 발권하시겠습니까? ]
빅토르 D. 애쉬포드: (발권한다.)
발권을 선택하면 평범하게 무언가 발권되어 나옵니다.
뽑혀나온 종이에는 [ 24h / -40% ] 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기기의 계측기는, 눈금이 100까지 꽉 차올라 있습니다.
블라썸의 표정은 이제 당신이 기억하던 그 얼굴과 거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대로, 블라썸은 다 낫는 걸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네 얼굴을 살피며,) 좀 어때요? 블라썸.
블라썸 L. 디와이트: ... ... 완전히 괜찮아진 것 같아요. 얼음이 다 녹았어요. (이불을 걷어, 발목 밑으로 사라지고 있는 얼음을 바라봤다.) ... 다 나은 걸까요? 정말, 죽는 줄 알았는데...
빅토르 D. 애쉬포드: 괜찮아질 거라고 믿었으니까. 정말 잘됐어요. (죽어가던 네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조금은 실감이 안날 정도로 멀쩡히 살아있는 네 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제 내가 없어도 잘 지낼 수 있죠?
블라썸 L. 디와이트: 그럼요. 이게 다... 빅토르가 노력해준 덕분이에요. ... 고마워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작게 웃었다.)
그러나 어쩐지 블라썸의 눈 안은 텅 비어 있는 것만 같습니다.
빅토르를 보는 눈에 아무런 것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당신은 직감합니다.
비로소 당신을 향한 모든 감정이 사라졌음을.
빅토르, 산치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SAN Roll
Value:58/29/11
Rolled:87
Result:Fail
실패. 1d2.
빅토르 D. 애쉬포드: 
rolling 1d2
(
2
)
2
이성 -2.
블라썸 L. 디와이트: 그 동안 고마웠으니까... ... 금방 집 청소만 하고 아침 준비할게요. 계속 빅토르가 해줬잖아요. 밥 먹고 가요. (어색하게 웃었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아니에요, 가기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요리할게요. 이번엔 정말 잘 만들어볼테니까 쉬고있어요.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먼저 주방을 향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아, 괜찮아요. (말리려는 양 당신의 손목을 잡았다가 놀란듯이 바로 뗐다. 어색하게 제 손을 뒤로 숨기고서.) ... 제가 마음이 불편해서 그래요. 그래도 빅토르가 계속 저 돌봐줬는데, ... ... 괜찮아요. 금방 할게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부담스러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미안해서, 고마워서 해주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해주고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면 저도 미안해지는걸요. (제 손목을 잡았다가 바로 떼어내는 손을 보고 자리에 멈춰섰다.) 정 해주고싶다면 말리진 않겠지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저도, 해주고 싶어서 그래요.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 (잠시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 청소하는 데 얼마 안 걸리니까, ... ... 앉아서 좀 쉬고 있어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더는 뭐라 할 힘이 안나서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소파에 앉아 몸을 뒤로 기대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아 눈을 질끈 감고.)
블라썸은 곧 편해진 몸으로 집 청소를 시작합니다.
청소할 것이 산더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블라썸은 그 동안 아파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블라썸은 책상 위에 올려 두었던 유품 박스를 열어 물건을 차곡차곡 정리합니다.
와중에 삐끗, 액자가 떨어집니다.
빅토르, 민첩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DEX Roll
Value:55/27/11
Rolled:47
Result:Success
성공.
가까이에 있던 빅토르는 다행히 물건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블라썸은 건성으로 된 감사 인사를 보내고 다시 청소를 시작합니다.
청소를 한참이나 하던 블라썸은 청소를 마치고 부엌에 들어가서 무언가 요리하다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빅토르를 찾습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빅토르, 음... 그게, 크림 스프도 괜찮아요? 요리에 영 소질이 없어서.
빅토르 D. 애쉬포드: 응? 물론이죠. 그나저나 블라썸이 요리에 소질이 없을리가 없잖아요. (작게 웃으며 답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음...~ 그럼 수프로 준비할게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주방쪽으로 들어갔다.)
빅토르, 심리학 판정.
빅토르 D. 애쉬포드:
Psychology Roll
Value:10/5/2
Rolled:96
Result:Fumble
(ㅇㄴ)
대실패.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잠시 시간이 지난 후 당신의 이름을 불렀다.) 빅토르, 요리 다 되었는데... 나와서 먹을래요..~?
빅토르 D. 애쉬포드: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식탁을 향했다.) 아, 고마워요. 결국 아무것도 못도와줬네요.
(식탁 자리에 앉고,) 잘먹을게요, 블라썸.
블라썸 L. 디와이트: 그럼요.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의 눈치를 살피면서.) 맛은 어때요? 싱겁진 않아요...~?
빅토르 D. 애쉬포드: 블라썸의 요리는 항상 맛있잖아요. (숟가락으로 수프를 떠 식히고는 입에 넣어 꿀꺽 삼켰다.) 역시 오늘도 맛있어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다행이다. 모자라거나 다 먹고 나서도 배고프면 말해요...~ 다른 요리라도 해줄게요. (저도 조심스럽게 숟가락으로 수프를 떠 마셨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아니에요, 곧 어차피 나갈텐데... 이렇게라도 맛있는 식사를 먹을 수 있어서 기뻐요. (조금 아쉬움이 남아도는 미소로 마저 수프를 먹는다.) 이것만 먹고 슬슬 갈게요?
블라썸 L. 디와이트: ... ... 그럼요. 나갈 때 불러주세요, 배웅해야 하니까... (애써 웃으면서 수프를 한 숟가락 더 떠 마신다.)
빅토르 D. 애쉬포드: 좋아요. (어색한 공기 속에서 묵묵히 수프를 떠먹는다. 이내 그릇이 다 비워지고, 남은 수프를 먹는 너를 가만 바라보며 앉아있는다.)
블라썸 L. 디와이트: (천천히 수프를 마신다. 이미 비워진 그릇에 놓인 숟가락을 괜히 건드리다가, 이윽고 먼저 입을 열었다.) ... 있잖아요, 빅토르.
빅토르 D. 애쉬포드: (이제 일어날까 하던 찰나 네 부름에 멈추었다.) ...네?
블라썸 L. 디와이트: (작게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 ... 어제까지만 해도 당신과 함께 유서를 찢고 싶었는데, ... ... 당신이 너무 낯설어요. 분명 지금까지 계속 제 옆에서 돌봐주고 살펴준 사람은 당신인데... ...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당신을 좋아했어요.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런데 왜 더 이상 당신 걱정이 안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왜 당신의 손이, 온도가, 바라보는 시선이 기쁘지 않은 걸까요. 왜, ... ... 당신에게서 도망치고 싶은건지. ... 내가 어쩌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게 되어버린 건지... ...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러지 말지 그랬어요. 그 기기를 사용하지 말지. 그냥 절 죽게 내버려뒀으면, ... ... 그나마도 행복한 죽음이었을텐데. ... 있잖아요, 지금... 빅토르 걱정이 안 돼요. 더 이상 당신 걱정을 할 수가 없어요. 당신의 그 다정함이, 고맙지 않고... 너무 무서워요. 미안해요. 지금도 당신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미안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 하지만 다시 사랑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미안해요...
그러니까, ... ... 그러지 말지 그랬어요.
당신이 항상 나에게 소중하길 바랐는데... ...
빅토르가 알던,
빅토르가 아꼈던,
빅토르를 위해 주던 블라썸은 병들어 죽은 모양입니다.
당신의 앞에 서 있는 블라썸은 더는 당신을 아끼고 위하는 블라썸이 아닙니다.
얼어죽지 않았으되 얼어죽다니, 이 얼마나 기이한 모순일까요.
빅토르, 아이디어 체크.
빅토르 D. 애쉬포드:
INT Roll
Value:90/45/18
Rolled:63
Result:Success
성공.
빅토르는 이 관계를 되돌릴 방법은 없을 거라는 사용설명서의 구절을 떠올립니다.
블라썸 L. 디와이트: (... 한참을 침묵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는 더 이상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나봐요. 정말, 내 생각에, 우리는... ... 끝난 것 같아요. 더 이상 예전처럼 당신이 소중해보이지 않아요. 나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 이제 당신이 나에게 뭐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 ... 저 때문이에요. 노력하면 될 줄 알았는데, 분명 그때 말했던 것처럼, 필연적으로 당신을 사랑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럴 수가 없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노력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일어나서 알았어요. 더 이상 아침에 보이는 당신 얼굴을 다정하게 볼 수가 없다고.. 예전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 ... 뭐라고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돌봐준건 고마워요. 빅토르에게 큰 빚을 졌네요. ... ... 괜찮다면... 그 빚을 갚고, 우리가, 아무것도 아닌 사이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던 것처럼.
(옆에 놓여있던 유서를 찢었다. 표정에서는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다. 정말로, 아무런 감정도 없었으니까. 나는 지금에 와서 당신을 사랑하고 있지 않으니까. 긴 한숨이 흘러나온다.)
빅토르, ... ... 정말, ... 미안해요. ... ... 더 이상 잘 자라는 인사는 못 해줄 것 같아요.
빅토르 D. 애쉬포드: ... ... 저도 싫어하는 걸 , 좋아해보려고 억지로 노력해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죽도록 안되더라고요. (말하면서도 눈물이 끊임없이 뺨을 타고 흘렀다.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라서.) 블라썸이 날 다시는 사랑하지 않게 될 거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있었을텐데, 왜 그렇게 버둥댔을까요. ...하지만,
당신을 죽였어야 했다니요. 그 자리에서 당신이 죽어가는 걸 그대로 보고있어야 했다니요. 전 여전히 조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제가 바랐던 게 결국 당신이 사는 길이라면, 이것도 제 나름의 행복으로 삼을 수 있어요. (웃음이 났다. 행복은 별 거 아니라더니.) 나를 용서만 해줄래요? 예전과 같은 따스함이나 애정은 눈꼽만큼도 바라지 않을테니까. 그저 당신을 살리길 잘했다고, 그 욕심의 대가가 이런 것이더라도 날 용서하겠다고만 해줘요.
아마 난 당신을 못잊을 거예요. 모르는 사이로 돌아갈 수도 있고, 그저 어색한 친구사이가 되거나 아예 인사도 안하는 차가운 사이로 돌아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난 언제든 말할 수 있어요, 사랑한다고.
(식탁에서 일어나, 네가 만든 수프가 담겨있던 식기들을 들고 주방 싱크대에 놓고는 다시 식탁으로 돌아왔다. 손등으로 눈가를 비비며 대충 눈물을 닦고, 괜찮다는 듯이 여느 때와 같은 미소로 말했다.) 잘 지내요, 블라썸. 내 걱정 안해도 돼요, 블라썸은 블라썸이 원하는대로 살면 돼요. 내가 가장 바랐던 일이란 거, 알죠?
블라썸 L. 디와이트: (너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당신이 내 앞에서 울고 있는데, 나는 그 눈물을 닦아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다면 내가 당신과 관계를 다시 쌓을까봐 두려웠던 게 아니라, 그냥,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울지 말라는 소리도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냥, 나 때문에 우는 당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데, 그런데...) ... 정말로 후회하지 않아요? 아직도... 당신이 나를 왜 살리기로 한 건지 이해할 수 없어요. 결국 우리 둘 다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된 거잖아요, 그럼... 죽은 것과 다를 게 어디 있어요?
... 내가 어떻게 당신을 용서해요, 무슨 자격으로... ... 나는 아무런 자격도 없는데.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이제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았나봐요. (예전의 나였으면 당신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그때의 감정을 다시 가지게 된다면... 당신을 용서하게 될까, 아니면 원망하게 될까. 이미 몸은 건강해졌는데도 목소리는 여전히 낮게 가라앉았다.)
(당신의 말을 듣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당신이 가장 이상적인 길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이 방법을 택한 거겠지. 나는 이제 더 이상 당신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도, 이해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겠지만... 그런 거겠지.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한 무표정이었다. 당신은 웃었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당신은 울었지만... ... 지금 이 순간에도 어색해서 죽을 것 같고, 도망치고 싶어서 죽을 것 같다. 몸이 얼어붙는 기분이다.) ... 잘 지내요, 빅토르. 당신 걱정은 못할 것 같아요. 빅토르가 원하는 대로 살아요. 당신이 가장 바랐던 일일 테니까. ... ... 그래도 당신이 날 위해줬으니까. 필요할 땐 여기 와도 돼요. 빅토르가 원한다면 원하는대로도 굴어줄 수 있어요. 모두 진심은 아니겠지만... ... 그래서 더 잔인할 수도 있겠지만요. 내가 당신에게 진 빚이 너무 커요...
빅토르 D. 애쉬포드: ...글쎄요. 블라썸을 잃고싶지 않았지만... 그냥 막연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서? 블라썸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요?
(진심으로 저를 차갑게 보는 눈빛이, 지금이라도 모든 게 꿈이길 바랐지만 이미 늦었다는 걸 알기에. 이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는지 잘만 마주 본다.)
모든 게 내 욕심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요. 용서하기 힘들다면 하지않아도 괜찮아요. 사실 블라썸에겐 큰 의미가 없잖아요? 욕심을 한들, 안한들. 앞으로 살아갈 블라썸에겐 상관없는 일이죠. 어려운 부탁을 했네요. (어쩌면 조금 기분 나쁠 수 있는 말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게 다르니까, 지금은.)
블라썸도 잘 지내요. 행복해야 해요. (기껏 다 닦은 눈물이, 다시 터져나온다. 내가 널 다시 찾아오면 어떡하지. 네가 질색하는 기색을 보이는데도, 끈질기게 매달리며 다시 사랑해달라고 꼴사납게 빌면 어떡하지. 이 모든 현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으면서, 무슨 자신감으로 나는 괜찮다고 한거지.)
(다시는 보지말자. 이게 제 추악한 욕심에 대한 대가다. 한 걸음, 한 걸음씩 절망 속으로 걸어가는 기분으로 뒤돌아 걷는다.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그대로 걸어 집 문을 열고 나갔다.)
빅토르는 문을 열고 나갑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블라썸의 모습은, 언제 아픈 사람이었냐는 것처럼 건강해보였습니다.
이 모든 게 당신의 선택이었을진대, 무엇이 더 두려울까.
전부 알고 시작했습니다.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블라썸은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리라는 것.
그것만이 당신의 뇌리에 선명히 남습니다.
다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전부 다 알고 시작한 거니까요.
빅토르는 블라썸과 함께 일상으로 복귀합니다.
다만 그게 평소와 같은 일상이었을지는, 글쎄요.
두 사람만이 알고 있겠지요.
*
당신 생각을 할 때 당신도 나를 생각할까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막막하지는 않을 것이다.

랑뽀 (GM) ED2. 우리의 세계는 너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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