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 날짜 20170106
* 해당 플레이 로그의 키퍼링은 버들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 '안개섬의 재회' 시나리오의 스포일러가 존재하니, 해당 시나리오를 플레이할 예정이 있으신 분은 읽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 KPC 이드리스 L. 아르카나 / PC 키아라 레토
여름이 제일 추워, 나는 없어질 거야.
너는 눈물을 흘리며 웃지만
해가 뜰 때까지만 같이 있어줄게.
[CoC시나리오] 안개섬의 재회
키아라는 익숙한 장소에 앉아 이드리스에 대해 생각합니다.
당신의 연인인 그가 갑작스레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오늘로 꼭 일주일 째.
키아라가 상념에 깊게 빠져 있다가 고개를 들었을떄, 키아라는 주변의 풍경이 뒤바귀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물살이 바위에 부딪쳐 깨어지는 낯선 소음이 들려오고, 주변에는 온통 안개가 자욱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을 겪었습니다. 키아라, 산치체크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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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키아라는 빠르게 이성을 되찾습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이 서있는 곳이 조악한 선착장과 같은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선착장이라고 해도 제대로 된 정박시설은 없습니다.
다만 조각배를 매어둘 만한 말뚝이 꽂혀 있을 뿐입니다.
주변에는 온통 안개가 자욱하고 한밤중인 듯 볕이 들지 않아 캄캄합니다.
돌로 만들어진 조악한 가로등 같은 것이 드문드문 늘어서 있어 주변을 겨우 분간할 수 있습니다.
그 때,
짙은 안개 속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천천히 다가옵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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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다가오는 그림자는 정확하지 분명히 사람의 것입니다.
검은 인영이 안개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이쪽을 향해 다가옵니다.
어떻게 할까? 행동 선언해 주세요.
... 거기 누구세요? (정체를 물으며 인영 쪽으로 다가간다. 느리고, 신중하게.)
인영으로 다가갑니다. 둘 사이는 점점 빠르게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다가오는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키아라는 그 검은 인영이 자신이 그토록 찾고 있던 이드리스 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 이드리스? 당신이에요?
이드리스,
나... 몰라요? (나는 당신을 아는데.)
이드리스는 또 누구고.
나는... 키아라 레토예요. 키아라.
그리고 이드리스는,
당신의 이름이에요. 내가 아는 이드리스가 당신이 맞다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기도... 해요. 사랑하는 이름.
(당신과 관련 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요. 쓰게 웃는다.)
... 내 이름이, 이드리스야?
네가 아는 이드리스가 내가 아니면 어쩌지, ...
... 만약 당신이 아니라면, 나는 또...
(혼자 남겠지.)
아무튼, 나를 부를 때는 레토라고 불러줘요. 너라는 말은 너무 차가워요. 그렇다고 키아라는 안 돼요.
... (망설이다, 천천히 발음한다.) 알겠죠? 아르카나.
(고개를 슬 기울였고.) 왜 그렇게 불러야 하는데?
사랑하는 이름이라면서.
... 거기에, 확신할 수 있어요?
다만 네가 날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 그 사람이 보고 싶다면.
내가 그렇게 되어줄 수는 있겠지.
확신할 수 없다면 당신을 '진짜' 이드리스로 여길 수는 없어요.
... 미안해요. 내 사랑이 이래요.
그나저나, 당신 기억하는 건 하나도 없는 거예요?
너도, 나도...
왜 여기 있는지도.
(눈가를 살 찌푸렸다.) 모르겠어.
여기 계속 있다가 나도 당신처럼 전부 잊으면 어쩌지... (이제 예전 기억들은 나한테밖에 없을 지 모르는데.)
그러지 말고 뭔가 생각해봐요. 응? (사랑마저 전부.)
아무 것도 기억해낼 게 없는데, 나한텐. (아주 사소한 기억 한 줌도.)
... 기억해낼 수도 없고.
어쩌지... 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여기에 있던 당신도 그걸 모른다니.
(섬을 둘러볼 수 있을까.)
키아라와 이드리스가 주변을 돌아보면, 수심을 짐작할 수 없는 검은 물이 넘실거리고, 물과 돌로 된 땅의 일부분이 맞닿아 있습니다.
바위섬의 끝자락에는 배를 매어두기 위한 말뚝이 박혀 있고, 돌로된 가로등이 띄엄띄엄 박혀 있어 주변을 흐리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드리스가 걸어나온 장소는 방풍림과 같은 소규모의 숲으로 보이며, 가나마 길처럼 보이는 것이 방풍림 너머로 이어져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선착장을 더 조사할 수도, 방풍림으로 향할 수도 있습니다. 행동 선언해주세요.
우선, 그러면... 저쪽으로 가 봐요. 당신이 걸어왔던 곳이잖아. (방풍림 쪽으로 가서 살펴본다.)
선착장은 더 둘러보지 않나요?
아니면 선착장 먼저... 볼까요? (고민하다 쫑쫑 되돌아와 가로등을 살펴본다!)(파워 팔랑귀!)
말뚝에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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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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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바위 땅에 단단히 박혀 있는 말뚝.
말뚝 밑을 자세히 보면, 배를 묶어놓았을 법한 밧줄 자국이 얕게 패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마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배나 밧줄은 보이지 않는군요.
검고 깊은 물만이 눈앞에서 넘실댈 뿐입니다.
이번엔 정말 저 숲 쪽으로 갈까요? 혹시 모르잖아요, 저기에 당신의 잃어버린 기억들이 있을 지.
방풍림 쪽으로 향하나요?
같이 가요. (이번에는 꼭, 같이.)
가로등이 드문드문 난 길을 걸어, 방풍림으로 두 사람은 함께 들어갑니다.
숲이라기엔 소규모로,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장소입니다.
<자연> 판정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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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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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이 섬에 있는 나무들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지식 뒤에는 고통이 수반됩니다. 키아라, 산치체크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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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성공.
키아라에게 이런 일 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또한, 나무에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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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라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나무에 적힌 어떤 메시지를 발견합니다.
나무에 날카로운 것으로 새긴 글자가 있습니다. 읽어볼까요?
배를 타고 섬을 떠나야 한다. 해가 뜨면, 영영 돌아갈 수 없게 된다.
방풍림 너머에는 숲 북쪽으로 향하는 외길이 나있습니다.
(침묵.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침묵. 희미하게 웃는다.) 갈까요? 아르카나.
이 나무들은 이상해요... 그러니까, 느낌이. 숲도 그렇구요.
두 사람은 외길을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키아라, <아이디어> 롤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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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다만, 느낌만 들 뿐입니다.
이 길은 꽤나 멀어보이고, 가는길에 대화라도 나누는 것이 어떨까요.
확신은 서지 않고, 불분명한 곳에, 아직은 두려움이 앞서지만.
...어쨌든 찾은,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아르카나 말고, ... 이드리스.
... 내가 사랑했고... 나를 두렵게 하는 사람이었죠.
당신과 똑같은 얼굴, 똑같은 목소리로 나를 대했어요.
이드리스가 키아라, 하고 부르면 눈물이 날 것 같았구요,
... 그래서 두려웠어요. 다시는 듣지 못하게 될 것 같아서.
다시는... 못 보게 될 것 같아서...
그 사람 옆에 있으면 난 언제나 혼자인 것 같았어요.
대신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고요.
대답이 되었을까요? (느리게 웃는다.)
... 그럼 그건 사랑이 아니라 절망이 아닌가.
사랑해본 기억이 그 사람뿐이라서...
희망은 없어도 돼요.
이드리스만 있으면... 괜찮았거든요.
... 이런 얘기는 이드리스에게도 잘 안 했으니까요.
미련해 보여요?
결국 미련을 남기는 쪽은 네가 될 걸.
사랑해, 라고 말하는 말이 진심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자주 했어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거짓으로라도 사랑받는 쪽이 편해요, 난.
거짓은 가볍고 진심은 하나니까...
... 내가 할 이야긴 아니지만.
괜찮아요, 나도 당신에게 할 말은 아니었는걸. 그냥...
그냥, 사라지기 전에 이런 말을 해줄 수 있었다면, 하고 후회될 뿐이에요.
얼마나 걸었을까요. 이야기가 떨어져 갈 때쯤, 방풍림이 끝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숲을 벗어나면 보이는 것은 갈림길입니다.
그대로 북쪽으로 향하는 길과, 동쪽으로 난 오른쪽 길.
북쪽의 길 너머에는 마을이 있는 듯 집 몇 채가 보이지만, 안개가 너무 짙어 자세히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디어> 판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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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공.
마을로 가서는 굉장히 위험해지니 가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옵니다.
대성공의 여파로, 오른쪽으로 향하면 무언가 더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 또한 강렬해집니다.
아까보다는 주위가 조금 밝아졌군요.
이드리스 역시 <이성> 판정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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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이드리스 역시 비슷한 직감을 얻으며, 키아라에게 조언할 수 있습니다.
아르카나, 우리... 오른쪽 길로 갈래요?
느낌이 영 별로라...~.
어느쪽으로 향할까요? 행동 선언해주세요.
오른쪽으로 길을 들어섰습니다.
멀리서 다시 어떤 숲이 눈에 들어오네요.
숲까지 걷는데는 조금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 완전히 숨겨진 기분이야.
기분이 안 좋네요. 이런 건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요.
... (아, 그 눈....)
그러는 당신은요? 아르카나. (내가 참 좋아했었는데.)
... ... 나쁘지는 않아. (문득 시선을 내린다.)
쓸데없는 희망은 싫어.
... 사라진 이드리스가 정말 당신일 것 같아요.
살아있을 것 같고... 그래요, 그 이름 들으면.
그렇지 않으면 어떡해요? 나는 또 무너지기 싫어... (그럼에도 선택하는 것은,)
... 네? 그러니 키아라는 안 돼요, ... 이드리스. (쓸데없는 희망. 고개를 숙인다. 눈물.)
(... 흐려지는 것 같아서.)
키아라. (조심스레 시선을 낮춘다.)
하지 마요. 꼭... (꼭,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잖아.)
... 아니에요, 아무것도. 숲으로 갈까요?
어쩌면 이 숲 너머에 배가 있을 지 모르잖아요. (흐려지지 않아.)
걸어서 도착한 숲.
지나온 방풍림이 그저 나무 몇 그루가 심어져 있는 수준이었다면, 이곳은 키 큰 나무가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는 숲입니다.
마을보다는 안개가 옅지만, 숲 안쪽은 보이지 않아 들어가보아야할 것 같군요.
숲 안으로 걸어들어가면 동물 한마리 조차, 먹을 수 있는 식물 한포기 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좀더 걷는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 좀 괜찮아졌어?
다리는 안 아프고요?
... 늘 그랬다는 게 좋은 건 아닌데.
무뎌졌다는 거잖나.
...~그래도 괜찮아요.
무뎌지는 게 오히려... 더 나을 때도 있거든요.
... 나을리가.
하지만 내가 무뎌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는 당신도 모를 거예요.
그래도 무뎌지지 못한 감정이 몇 있지만.
그것만은 잘 모르겠어요. 겪어본 적이 몇 없어서.
경외나 동경의 사랑 말고, 평범한 연애 감정 있잖아요.
그런 거.
(그럼 내가 네게 가졌던 감정은.)
(... 사랑이 아니면?)
(사랑이길 바라지만, 내가 가질 수는 없는 것.)
... 그래야 네가 상처를 덜 받지 않겠나.
쩍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네게서 많은 것을 빼앗았으니.)
(* 쩍어도 > 적어도 ..,,..,)
... 여전히 알다가도 모르겠어.
대화를 한참 하며 걷던 중,
숲 한가운데 어떤 오두막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두막의 문은 잠겨있지 않은 듯 열려 있습니다.
<듣기>, 또는 <관찰> 이 가능합니다. 원하시는 다이스로 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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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어떻게 할까요?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면 안은 좁고 휑합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듯 황폐한 분위기지만 문은 그다지 삭아있지 않습니다.
낡고 더러운 책걸상, 그리고 짚을 넣어 만든 듯한 구식 침대 같은 것이 놓여 있습니다.
탐색이 가능합니다.
낡은 책걸상. 책상 위에는 일기장이 놓여 있습니다.
일기장을 펼치면 휘갈겨 쓴 악필이 있습니다.
모르는 언어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자세히 보면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이스 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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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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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일기에 적혀진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넘길까?
(? 넘긴다)
넘길까?
그들을 없애버릴 수도 있지만, 그건 너무 위험한 일이다.
넘길까?
다음 장은 마지막입니다.
내용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볏짚으로 만든 구식 침대입니다. 별달리 볼 것은 없을 듯합니다.
기억나는 건... 없어요?
뭐라고 적혀있었길래 그래.
... 그보다 여기서 남쪽으로... 남쪽으로 가려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 건가요?
... 일단 밖으로 가볼까?
오두막 밖으로 나가면, 생각보다 동이 많이 터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주위가 많이 밝아졌군요.
남쪽으로 가는 길은 오두막의 뒤로 외길이 쭉 나있습니다.
(그러다 먼칫하곤 뒤돌아본다. 어쩌면, 어쩌면 정말, 당신이 이드리스라면...)
키아라, <아이디어> 판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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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끈)
(ㅋㅋ) 재시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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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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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공.
키아라는 확신합니다.
점점 돌아오던 그의 눈빛, 목소리, 말투.
그리고 그 온기 까지.
이드리스는 많은 것을 기억해 낸듯합니다.
어쩌면 전부를.
주변이 많이 밝아졌습니다.
... 이드리스. (당신을 죽였던 것처럼.)
... 잡아. (네 쪽으로 손을 내민다.)
(그래도...)
사랑해요? (후회는 없어. 느리게 걸어가 손을 맞잡는다.)
(맞잡은 손을 이끈다.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가기 위해서, 발을 내딛는다.)
섬의 남쪽으로 접어들 수록 나무들이 가물어지고 황폐한 바위로 된 땅이 드러납니다.
안개가 자욱하고 어두운 가운데, 먼발치에는 커다란 건축물의 그림자가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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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uccesses
성공.
거대한 그림자. 키아라는 그것이 오벨리스크의 그림자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그리고 그보다 조금 가까운 곳에 무릎 높이 정도의 비석들이 주변에 아무렇게나 꽂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떻게 할까?
가능합니다.
오벨리스크 주변에 꽂혀 있는 낮은 비석들.
비석들에는 이름이 하나도 적혀 있지 않으며, 사인만이 적혀 있습니다. 읽어볼까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산행 중 니오그타의 동굴에 빨려들어가 제물로 삼아지다.
고등 쇼고스에게 속아 발끝부터 잡아먹히다.
차원의 틈새에 떨어져 돌아가는 길과 남은 수명을 모두 잃다.
이그를 섬기는 뱀 인간의 저주에 걸려 혼과 살이 바쳐지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
충격을 받습니다. 키아라, 산치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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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1d2 굴려주세요.
rolling 1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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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2의 산치를 상실합니다.
이제 살펴볼 것이라면 오벨리스크 정도 밖에 없겠군요.
혼자서 오벨리스크에 다가갑니까?
높이 5M의 커다란 오벨리스크입니다.
오벨리스크에는 누군가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이 이름들은 흐르는 것처럼 천천히 오벨리스크의 표면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며 움직입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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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uccesses
성공.
자세히 살펴보면 흐르는 이름들 사이에서 자신이 아는 이름을 발견합니다.
[ Idris L. Acrana ]
또한 키아라는 눈높이 즈음에서 이 오벨리스크의 이름표를 발견합니다.
읽을까요?
< 죽은 자들의 묘비 >
뒤로 물러서자, 무언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벨리스크의 앞에 인위적으로 놓여 있는 낮은 나무 탁자.
높이 50센티미터 정도의 허름한 나무 탁자 위에는 지름 8cm크기의 동그랗고 납작한 유리알이 놓여 있습니다.
마치 안경의 렌즈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이디어> 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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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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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끈...)
실패. 아무것도 깨닫지 못합니다.
챙겨갈까요? 아니면 그냥 두고갈까요?
행동을 선언해주세요.
기분 나쁜... 곳이네요. (당신이 죽었다면,)
안 그럴 것 같았는데. (너는 누구지?)
하늘을 보면 해가 뜨기 직전인 듯 어두웠던 주변이 희미하게 밝아진 것을 깨닫습니다.
돌아갈까요? 여기서 또 다른 곳으로 갈 데가 있나...?
희미하게 밝아진 길 옆으로는 서쪽으로 가는 길이 나있습니다.
아마도,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길이겠지요. 섬을 한바퀴 돈 모양입니다.
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얼마 걷지 않아,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주위가 출발할 때 보다 많이 밝아졌으나, 여전히 변한 것은 없습니다.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배는 여전히 없군요.
(조금 창백한 얼굴로 챙겨온 유리알을 만지작거린다. 희미한 미소.)
... 잠깐만, 기다려. 여기 있어. 먼저 가지 말고.
(걸어온 방향으로 사라진다.)
(나만 두고 가지 마. 말을 겨우 삼킨 채 네 뒷모습만 멍하니 보고 선다.)
멍하니 그가 사라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사이,
그 순간,
찰박.
뒤에서 물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는 처음에 살펴보았던 말뚝 쪽에서 나고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거짓말 처럼 조각배 하나가 밧줄에 매여있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이, 이드리스.
배 왔어요. 이드리스! (네가 사라진 방향으로 급히 달려가본다.)
네가 달려가려는 찰나, 멀리서 이드리스의 그림자가 다시 보이기 시작합니다.
퍽 참담한 얼굴로 걸어오는 듯한 모습.
그가 나타남과 동시에, 배도 다시 자취를 감춥니다.
이드리스. (퍽 참담한 얼굴.) 배가...
사라졌어요.
분명히 왔었는데...
(설마. 제 입가를 느리게 쓸었다.)
... 분명히.
다시 한 번 내가 저 쪽으로 가볼테니까... 배 오나 지켜보고 있어봐.
(다시 남쪽으로 걸어가 사라졌다.)
배는 그자리에 둥둥 떠있습니다. 마치 당신을 기다리는 것 마냥.
당신을,
당신만을.
안 돼. (나를 기다리면 안 돼. 그건 안 돼.)
그 때, 눈앞에서 배가 사라집니다.
설마, 하고 고개를 돌려보면 저만치서 이드리스가 다시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습니다.
키아라. (나타났나.)
(말없이 네 손에 유리알을 쥐어준다.)
혹시나, 혹시나...
이번엔 내가 저 쪽으로 가볼게요.
만약 그래서 배가 나타나면...
타요. 알았죠?
... 제발.
... ... 네 거야, 키아라.
알잖아, 눈 돌리지 마.
아니야...
아니야, 내 거 아니에요. 아니야. 제발.
제발...
한 번만 해봐요. 한 번만.
나한테서... 당신을 구할 기회를 가져가지 마요.
... 이건 구원이 아니야, 키아라.
네가 날 절망에 빠뜨리는 거지.
이드리스, ... 나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내 사랑을 절망이라고 부르지 말아요... 제발,
제발... (눈물이 흘렀나.)
... 유일한 진심.
그리고 마지막... 내가 찾은 구원.
... ... 네 손으로 날 나락에 몰지 마.
사랑, 사랑한다고... 했죠.
내가 가지고 있던 기억을, ... 사랑을 당신에게 줄게요.
이번에는 날 잊지 마요. 약속이에요.
물론 배는 안 올 수도 있지만요. (애써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하고, 주춤거리며 길목으로 뒷걸음질친다.)
정말 두고 갈텐가? 당신을 구원으로 둔 사람을.
그렇게 나락을 새삼 확인시키면, 무어가 달라질까.
그에게는 배가 오지 않는다.
망자에게는 오지 않는다.
영영 오지 않을 것이다.
알고 있잖아.
모른척,
하고싶은 거지. 그렇지?
이드리스, ... 이드리스.
나 안 가고 싶어요... 안 갈래요.
혼자는 싫어요... 어두운 것도, 외로운 것도 싫어요.
내가 구원이라면서...
내가 떠나면 당신은 어떻게 돼요?
난 여기서 네 생각을 할 거야.
보고 싶기도 하겠지.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을거고.
... 다만 후회는 없을 거고. (정말 없을까.)
후회하지 않을 수 있어서.
나는, 난, ... 당신이 사라진 후에,
... 후회만 남은 삶을 살았는데.
조금이라도 더 보고싶다고 할 걸, 사랑한다고 할 걸,
... 사라지기 전에, 뭐라도 더 해줄 걸 그랬다고...
만나고서도 사랑한다, 보고 싶었다, 말하지 못했어요.
... 나랑 같이 있고 싶지 않아요? 단 한 순간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
... 날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요? (손으로 눈물을 훔친다.)
그렇게 말하면,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뜬다.)
있던 자신도 사라질 텐데. (슬픈 웃음.)
... ... 후회할 지도 몰라. 아주 오랜 시간동안...
널 여전히 사랑할 거고.
(그러니까, 너도 나랑 함께하기를 원하면.)
후회할 거라면, ... 그냥,
짧게 키스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
같이 있어요. 같이 사라져요. 나비처럼...
그거면 되잖아요. 나는 그거면 돼요.
... 응? (부탁하듯 되묻는다. 혼자는 싫어요.)
... 이게 네게 미련이 될 지도 몰라.
가끔씩은 돌아가고 싶어질 지도 모르고.
... 키아라, 잘 생각해.
순간의 사랑에 너를 다 잃어버리지 말아.
순간이라고 했죠.
나... 그렇게 바보는 아니에요.
아무 미련 없어요. 어떻게 되어도 괜찮아요.
내 미련은 당신을, ... 당신을 배에 태우지 못한 게 전부예요.
이드리스.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곧있으면 완연한 아침입니다.
배를 타기를 포기하시겠습니까?
... 그래, 사랑해.
(후회 없이.)
작별 인사를 하지 않은 것은,
발설하지 않은 문장으로
너와 내가 오래오래 묶여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잊혀진 줄도 모른채로,
잊혀지지 않기 위함이다.
해가 두사람의 머리 위로 떠오릅니다.
파삭, 소리와 함께 의미없어진 눈은 잘게 깨어집니다.
미련이 나를 아프게 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면 잡은 두손을 놓지 않기를.
기억할 수 없을 때까지, 기억하게 하소서.
두사람을 감싸오는 햇빛 속에 몸을 맡깁니다.
아무래도 좋습니다.
당신과 함께 있다면. 아주 함께 사라질까요.
[ END2. 안개섬에 남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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